[이진영의 베이징일기 13]우리는 '최고'였다

  • 등록 2008-08-24 오전 9:33:45

    수정 2008-08-24 오전 9:36:15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지금은 결승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안이다. 좀처럼 흥분이 가라앉질 않는다. 한국야구사에 길이 남을 일을 함께 해냈다는 자부심에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김)민재형이나 (진)갑용이형 (이)승엽이 형 등등 선배들은 "어쩌면 마지막 올림픽이 될 수도 있었는데 정말 큰 일을 해냈다. 우리 모두 자부심을 갖자"며 후배들을 격려해줬다. 뭐라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원래대로라면 내일(24일) 한국에 가야하지만 하루 늦춰졌다.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들어가면 카 퍼레이드나 청와대 만찬에 초청된다는 것 같다. 한국 야구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인 것 같아 다들 조금의 불편함은 참기로 했다.

어제 준결승에서 일본을 꺾으며 사실 최소한의 목표는 달성됐다. 그러나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만족하지 않았다. 금메달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낮 경기를 끝내고 돌아와 시간 여유가 많았지만 아무도 선수촌 밖을 나가거나 흥청거리지 않았다. 어차피 결승전 후 있을 도핑테스트 때문에 술은 먹을수도 없었지만 누가 뭐라 안해도 더 큰 목표를 위해 모두 차분하게 다음날을 준비했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엔 선수들끼리 "병역 혜택 받았다고 흐트러진 모습 보이지 말자"고 다짐했었다. 감독님도 "팬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걸 잊지 말라며 같은 주문을 하셨다.

어제는 병역 미필자들이 '특히' 좋은 날이었다면 오늘은 정말 모든 선수들이 감격 그 자체였다.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주심은 9회에만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경기 내내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가급적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보고 적극적인 공격을 했었다.

(강)민호가 퇴장당했을 땐 정말 황당했다. 욕을 한 것도 아니고 "로볼(low ball)"이라고 물었는데 퇴장이라니. 설사 "노 볼(no ball)이라고 들렸어도 퇴장은 말이 안됐다. 어찌됐든 (정)대현이형이 멋지게 마무리를 해줘 다행이다.

지금까지 여러 대표팀을 경험해 봤지만 감히 이번 대표팀이 '최고'였다고 생각한다. 실력 보다는 팀워크가 너무 좋았다.

각 팀에서 한다하는 선수는 다 모였지만 누구도 자신을 앞세우지 않았다. 경기장에서는 특히 그랬다. 누구 하나 튀지 않고 묵묵하게 제 할 일을 찾아서 했다.

오늘(2008년 8월23일)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다. 대표팀의 일원이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큰 영광이다. 많은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시면 좋겠다. 그렇게된다면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야구가 정말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끝-

지금까지 [이진영의 베이징 일기]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 감사 합니다. 그리고 여러모로 조심스럽고 힘든 상황이었음에도 성실하게 취재에 응해준 이진영 선수에게도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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