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남아공) 자블라니의 마법, 월드컵을 흔들다

  • 등록 2010-06-09 오전 6:51:49

    수정 2010-06-09 오전 8:18:08

▲ 자블라니를 드리블하는 한국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청용(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남아공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남아공월드컵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Jabulani : 남아공 공용어인 '줄루어'로 '축하한다'는 의미)에 대한 불만이 각국 선수단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날아가는 궤적이 일정치 않아 차는 사람이나 막는 사람이나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 부정적인 시각의 골자다. 이와 관련해 자블라니의 특성이 월드컵 본선 과정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 허정무호도 불만스럽다

7일 저녁(이하 한국시각) 한국축구대표팀(감독 허정무) 공식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돼 취재진과 만난 염기훈(울산 현대)과 이동국(전북 현대)은 약속이나 한 듯 자블라니 적응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동국은 "크로스나 킥을 할 때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볼의 속도나 타이밍, 갑자기 떠오르거나 가라앉는 특성 같은 것들에 대해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언급한 그는 "적응도를 높인다면 우리 대표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대표팀의 프리키커로 활약 중인 염기훈 또한 같은 의견을 내놨다. "(훈련지 러스텐버그가) 고지대라 그런지 감을 잡기가 쉽지 않다"면서 "살짝 차도 골대 밖으로 멀리 넘어가곤곤해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이런 점들이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했다.

어려움 또는 불만을 토로한 건 이동국과 염기훈 뿐만이 아니다. 취재진과 만나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자블라니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우려를 표시했다. '자블라니 스트레스'가 허정무호 내에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는 의미다.

◇ 다른 나라들도 불만스럽다

자블라니의 특성에 대해 대놓고 불만을 표출하는 건 우리 대표팀만의 일이 아니다.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여러 나라들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탈리아대표팀의 명 골키퍼 지안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은 지난 2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날아오는 볼의 궤적을 예측하기 힘들다"며 분통을 터뜨린 뒤 "좋게 말해 자블라니는 월드컵 무대에 어울리지 않는 공"이라 주장했다.

심지어 브라질대표팀의 골키퍼 줄리우 세자르(인터밀란)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공과 다를 바가 없다"며 혹평을 서슴지 않았다.

각국 대표팀의 불만 릴레이가 지속되자 자블라니의 제작사 아디다스는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앤디 할랜드 영국 러버러대 교수는 "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볼의 진행 방향이 급속도로 바뀌는 건 경기장의 고도가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남아공월드컵 참가팀 중 다수에게 '마구'로 평가받는 공인구 자블라니는 본선 기간 중 어떤 마법을 부릴까. '자블라니의 마법'이 허정무호의 16강행 도전 과정에 어떤 역할을 담당할 지의 여부는 월드컵 기간 중 우리 축구팬들이 눈 여겨 지켜봐야 할 관전포인트가 아닐 수 없다.

◇자블라니는 어떤 볼?

▲ 남아공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
자블라니는 아디다스가 남아공월드컵을 위해 내놓은 매치볼의 명칭이다. 하얀 바탕에 검정색 삼각형 모양이 새겨져 있으며, 남아공의 11개 부족을 상징하는 11가지의 색상이 사용됐다.

기능적으로는 역대 월드컵 공인구 중 가장 원형에 가까운 형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면이 아닌 입체 형태의 가죽 8개가 볼의 형태를 이루며, 표면에는 미세한 특수 돌기가 새겨져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도록 디자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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