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 감독, "'하녀' 2010년 한국사회 모습 담았다"

  • 등록 2010-05-15 오전 12:44:23

    수정 2010-05-15 오전 12:44:23

▲ 이정재-임상수 감독-전도연(왼쪽부터)

[이데일리 SPN 장서윤 기자] "50년 전 작품을 그대로 만들 수는 없다. 내 작품에서는 2010년 한국 사회의 모습을 담으려 노력했다"

영화 '하녀'로 제 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이 연출 소감을 밝혔다.

14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하녀' 공식 기자회견에 전도연·이정재·윤여정 등 배우들과 함께 참석한 임 감독은 '하녀'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대해 시종일관 진지한 답변으로 임했다.

고(故) 김기영 감독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하녀'(1960)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은 부잣집 하녀로 들어간 여성이 주인집 남자와 불륜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에로틱 스릴러.

기자회견에 앞서 13일 칸에서 첫 공개된 '하녀'는 1000여명의 외신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높은 관심 속에서 시사를 마쳤다. 이에 14일 기자회견에서는 주로 영화의 각 장면에 대한 감독의 연출 의도를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하녀'는 리메이크 작품이라기보다 원작의 재해석이라는 평가가 있다.

50년 전 작품을 똑같이 만들 수는 없다. 김기영 감독님의 '하녀'는 1960년대 한국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강하게 깔고 있었고 이 작품은 2010년 한국 또는 세계 사회의 사회경제적 맥락을 담고 있다.

-처음으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소감을 들려달라

한국 영화가 2편이나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늘 가던 감독님(이창동 감독)이 계시는데 내가 거기에 낄 수 있었던 것이 고소하게 느껴진다.(웃음)

-영화 오프닝과 엔딩 시퀀스가 독특하다. 수수께끼같으면서도 서로 연결되는 면이 인상적이다.

서로 섞일 가능성이 없는 인물들이 실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소녀가 받은 트라우마가 과연 치유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여주인공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어떤 분이 '임상수는 영화를 통해 사회학을 한다'는 표현을 하셨는데 마음에 드는 표현이다. 특히 나는 영화 속에서 여성 캐릭터에 많은 힘을 기울이는 편이다. 아시아에도 남성 감독들이 많고 그러다보니 영화에서도 아시아 남자들의 편견이 담긴 여성 캐릭터가 그려지는데 나는 그보다는 좀 낫다고 생각한다. (웃음)

-'하녀' 원작을 봤는데 아무리 사회가 많이 변했다고 해도 차이가 너무 심하게 느껴졌다. 원작에서는 폐소공포증이 나올 만큼 작은 집이 존재했다면 리메이크작에서는 대저택이 나오고 반전도 강하다. 왜 그렇게 연출했나?

한국은 전세계적으로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는 나라로 유명하다. 그렇게 변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적인 면은 급격히 변했지만 그 집 안에서 성적인 관계를 맺고 임신하고 그에 대한 여러 반응이 나오는 부분을 비춰볼 때 과연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인들이 얼마나 변했는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촬영 기법이나 잘 갖춰진 세트 등이 돋보인다.

고(故) 김기영 감독은 세트 촬영을 가장 잘 하기로 유명한 분이었다. 그런 기술을 넘어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세트에 대단히 공을 들였고 세트를 몸으로 느끼면서 표현하려 했다. 히치콕의 영향을 받아 폐쇄적인 서스펜스를 나타내려고 해 봤다.

-서스펜스라기보다 블랙코미디 영화라는 평가도 있다.

사실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면 웃기다. 어느 순간 블랙 코미디가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서스펜스 이론을 바탕에 둔 순수한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깊이 들어가 아슬아슬해지는 긴장감보다 인생의 아이러니가 담긴 서스펜스를 추구했다.

-어느 나라든 감독이 소신이 깃든 독립영화를 찍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한국은 어떤가

영화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고 독립영화든 큰 영화든 마찬가지다. 불평하기보다는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