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티 마우스,"포스트 '듀스' 아닌 누군가의 '퍼스트'이고 싶다"

힙합의 '폼생폼사' 벗고 '말해줘'의 친숙함으로 재무장
  • 등록 2008-04-23 오전 9:25:32

    수정 2008-04-23 오후 4:25:08

▲ 남성 힙합 듀오 마이티 마우스(사진 왼쪽부터 쇼리 J, 237 상추)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요즘 포스트 듀스나 지누션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요. 물론 저희로서는 영광이죠. 그러나 제2의 누군가로 남기보단 누군가의 퍼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마이티 마우스(Mighty Mouth)는 당찼다. 래퍼는 입(Mouth)의 힘(Mighty)으로 승부하는 사람이라며 팀명을 마이티 마우스라 지었다는 237 상추(본명 이상철, 26)와 쇼리 J(본명 소준섭, 26). 인터뷰를 하는 한 시간여동안 이 동갑내기들이 들려준 ‘입심’은 팀명이 유명무실 하지 않음을 증명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 '사랑해' 윤은혜 피처링...달콤한 약(藥)이자 피할 수 없는 독(毒)

지난 3월, 싱글앨범 ‘마이티 마우스’ 발매와 동시에 타이틀곡 ‘사랑해’로 SBS ‘인기가요’ 모바일차트 1위를 차지하고, 싸이월드가 선정한 디지털 뮤직 어워드에서 '이 달의 신인상'과 '이 달의 노래상'(3월)을 동시에 거머쥔 남성 힙합 듀오 마이티 마우스.

이들은 최근 첫 싱글 앨범을 낸 신인이지만 지난 2001년부터 음악 활동을 각자 지속해온 숙성된 신인이다. 쇼리 J는 2001년부터 홍대 클럽에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고, 237 상추는 2002년 블랙코미디란 힙합그룹을 결성하며 주석 등의 눈에 띄었다. 이 둘의 결성도 홍대 랩신의 대부라 할 수 있는 주석의 제안으로 2005년 빛을 보게 되었다.

237 상추는 학창시절 랩 실력은 어땠냐는 질문에 “남자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쉬는 시간이나 점심 시간에 학교 등나무에 올라가서 랩을 하고 있으면 친구들이 삐삐 인사말 음성 멘트에 내 랩을 녹음해 달라고 부탁하곤 했다”고 옛일을 웃으며 털어놨다. 쇼리 J는 고등학교 때 비트박스와 춤으로 이름을 날리며 학교 축제 MC를 도맡아 왔다.

▲ 남성 힙합 듀오 마이티 마우스(사진 왼쪽 부터 쇼리 J, 237 상추)


그러나 이와같은 이들의 실력이 채 대중들에게 알려질 겨를도 없이 마이티 마우스는 ‘사랑해'를 피처링 한 배우 윤은혜의 후광 효과를 얻으며 인기의 가속 페달을 밟아왔다. 처음 음악팬들에게 부각된 계기가 오롯한 자신들의 음악적 결과물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인기를 등에 업고 시작한 만큼 앞으로의 음악적 행보에 대한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

237 상추는 “윤은혜씨의 도움으로 우리가 어느정도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은 인정한다. 그만큼 다음 곡이나 앨범에서는 우리만의 실력으로 승부해야한다는 부담이 많다”고 털어 놓으며 “다음 정규 앨범에는 다른 사람의 도움이 아닌 마이티 마우스만의 음악적 색깔로 팬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곡 작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 마이티 마우스, "힙합 정통성 운운, 시대착오적인 일"

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는  마이티 마우스의 음악적 색깔과 방향은 무엇일까?

쇼리 J는 이와 관련 “마이티 마우스는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힙합 음악을 하는 그룹이고 싶다"는 음악적 포부를 전했다. 다이나믹 듀오나 에픽하이 등이 쇼리J가 꼽은 한국적 힙합그룹의 롤모델이다.

마지막으로 237 상추는 “자신의 랩 스킬을 보여주기 위한 힙합 음악보다는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한 랩 음악을 만들고 싶다”며 “마이티 마우스를 떠올리면 사람들이 유쾌하고 신나는 음악을 하는 힙합 그룹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대중적인 힙합음악이란 말과 랩 스킬보다는 랩의 공감을 중요시한다는 말은 잘못 해석되면 상업성에 눈 먼 가짜 힙합 그룹이란 오명을 쓸 우려도 있다. 랩의 음악성과 정통성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쇼리 J는 이에 한국 힙합 음악 팬들의 이중적 청취 습관을 조심스럽게 꼬집었다.

똑같은 대중적인 랩 음악을 각각 한국 사람과 외국 흑인 가수가 했을 때 음악 팬들의 반응은 전자는 '상업적이다', 후자는 '음악성 있다'로 갈리는 때가 있다는 것의 그의 말이다.

쇼리 J의 말을 듣고 있던 237 상추는 “우리나라가 힙합의 종주국이 아닌 만큼 정통성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모순된 일”이라며 “미국도 요즘에는 정통 힙합보다는 여러 대중적인 변주를 시도하고 있는데 지금 미국 정통 힙합만을 고집하는 것은 후발 주자로서의 일종의 콤플렉스”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237 상추는 “마이티 마우스를 떠올리면 형식적인 멋과 폼보단 사람들에게 음악을 통해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그룹으로 남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 한대욱 기자)
▲ 남성 힙합 듀오 마이티 마우스(사진 왼쪽 부터 쇼리 J, 237 상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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