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급변 대중음악]한국 음악 미래 책임질 인재 사라져

  • 등록 2007-06-16 오전 8:37:04

    수정 2007-06-18 오전 10:09:59

▲ 올 초 섹시가수 열풍을 주도한 서인영의 무대. 하지만 이런 끼를 갖춘 신인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가요계가 어렵다, 어렵다 하니까 반짝이는 인재들이 많이 사라졌다."

쥬얼리, 팝핀현준, V.O.D 등이 소속돼 있는 스타제국의 이주원 이사. 음반 제작자로 젊은 시절부터 활동해 잔뼈가 굵은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요즘 시장 불황과 관련해 이런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주원 이사의 말에 따르면, 요즘은 음악적 재능과 끼를 가진 인재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 많던 가수 지망생도 '불황' 소리에 발길을 뚝 끊었다. 그나마 오디션을 보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도 그는 솔직히 탐탁지 않은 모양이다.

"음반업계가 호황이던 시절, 연예인을 꿈꾸는 학생에게 물으면 대부분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요즘은 죄다 탤런트나 영화배우다. 가요계가 다시 일어서려면 미래를 짊어질 걸출한 신인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마음에 드는 인물이 거의 없다." 

이주원 이사는 이어 "잘나가던 연기자도 노래에 욕심을 내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신인(연기자)들조차 노래에 뜻이 없다. 반대로, 가수들이 연기를 병행하려고 애쓰는 상황이다 보니 요즘은 아예 신인 가수를 키우는 과정에서 연기 트레이닝도 함께 시킨다"고 토로했다.

가요계가 어렵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R용 CD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음반이 아닌 음원은 포화상태지만 음반 시장은 여전히 불황 속을 허우적거리고 있다. 이는 음반이 싱글로 대체되면서 음반 1장의 가격으로 여러 싱글을 만들어낼 수 있게된 제작 환경의 변화 탓이다.
 
하지만 싱글은 대중의 소비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그 결과 음반 시장은 불황의 길을 걷게 됐다.
 
▲ 요즘 활동을 재개한 가수 렉시의 화려한 무대. 음반시장 불황으로 이처럼 음반활동에 과감한 투자를 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불황이 가져온 변화 : 리메이크 범람과 활동 무대의 축소 

최근 가요계를 살펴보면 눈에 보이는 몇 가지 변화들이 있다. 첫째로 리메이크곡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과 가수들의 음반활동 규모가 축소했다는 사실이다.

통상 가요계에서 히트곡을 만든 유명 작곡가에게 작업을 부탁하면 곡당 100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하지만 리메이크 곡은 절반 가격이다. 더구나 리메이크 곡은 이미 대중들로부터 검증을 받았기 때문에 일단 판매가 안정적이라는 측면에서 선호한다. 하지만 리메이크 곡이 늘어나는만큼 창작물은 줄어들고, 음반 시장의 역량도 덩달아 작아진다.

가수들의 음반 활동 규모도 크게 축소됐다. 댄스 가수들은 댄서들의 수를 줄이고, 발라드 가수들은 방송 출연 때 동원하는 현악 반주의 규모를 축소시키거나 아예 아무런 도움 없이 무대에 오른다.
 
 예전에는 새 음반을 발표했을 때 인기 과시를 위해 100여명이 넘는 대규모 현악 반주를 동원하는 게 종종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다. 의상 제작비도 마찬가지다. 비용에서 큰 제약을 받으니 무대의 규모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음악 팬들의 실망감으로 이어진다. 불황으로 이래저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가요계다.

이와 관련해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음반 판매량이 5만 장을 넘지 못하니 제작 환경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하다. 정규 음반은 설 곳을 잃고 디지털 싱글로 대체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됐다. 음반 판매량이 아닌 음원 판매량을 따져야 하고 음악 생산자와 소비자 양측 모두 이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10년 전의 음악과 지금의 음악이 다르듯, 10년 뒤에는 또 다른 패러다임과 변화가 펼쳐질 것이다. 과거에 빗대 현재의 상황을 신세 한탄 할 것이 아니라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특집/급변 대중음악] 침체일로 가요계, 처절한 생존전략
☞[특집/급변 대중음악]하루 100원으로 음악 듣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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