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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두산은 10일 왕년의 에이스 게리 레스(34)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야쿠르트에 입단한 리오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카드 중 하나다.
검증 안된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것 보다는 한국 무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레스의 안정감에 투자한 셈이다. 레스는 지난 2004년 17승(8패)으로 다승왕(17승8패)을 거머쥔 바 있다.
레스는 2004 시즌 직구 평균 스피드는 140km를 밑돌았지만 빼어난 제구력으로 타자를 요리해냈다. 슬라이더와 싱커를 앞세운 컴비네이션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당시 30번의 등판 중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못한 것은 8번에 불과했다. 이 중 패전은 단 3차례.
200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사사구(고의사구 제외)는 72개 뿐이었다. 이닝당 0.36개꼴이다. 공동다승왕 배영수(삼성·0.50)와 리오스(당시 기아·0.42)보다 훨씬 앞서는 수치다.
그러나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2005년과 크게 달라진 한국의 스트라이크 존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07시즌 전 "야구의 세계화에 발 맞춰야 한다"는 취지아래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를 좁히는 대신 상,하폭을 넓혔다.
레스는 한국 프로야구의 넓은 좌,우 스트라이크존 덕을 가장 크게 본 투수 중 하나로 꼽힌다. 그의 각 큰 슬라이더는 그래서 더욱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레스에겐 약점이 있었다. 스트라이크 존의 좌,우 폭이 좁은 심판을 만날 경우 고전을 했던 것이다.
레스는 주심에 따라 투구성적에 큰 편차를 보였다. 특히 강광회 나광남 심판 앞에 선 레스는 방어율이 4점대를 넘어섰다. 시즌 최악의 투구를 한 4월10일 문학 SK전(⅔이닝 6실점) 주심은 강광회씨였고 플레이오프 4차전(5⅔이닝 7실점)은 나광남씨가 마스크를 썼다.
물론 레스는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몸쪽 승부에도 매우 능한 투수다. 바뀐 존에 맞춘 새로운 해법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그러나 벽을 넘지 못할 경우 두산의 선택은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레스가 지난 영광을 잊고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는 것. 김선우 입단으로 다시 활력을 찾은 두산이 가장 필요로하는 부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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