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럴까]삼성 가을 휴식을 즐겨라

  • 등록 2009-09-25 오전 9:28:08

    수정 2009-09-25 오전 9:28:08

▲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데일리 SPN 백호 객원기자]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던 삼성 팬들에게 9월 23일은 슬픈 날이었다. 그렇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을 원하는 삼성 팬들에게는 9월 23일이 그리 나쁜 날이 아닐지 모른다. 삼성이 가을 잔치에 나가지 못한 것이 어쩌면 귀한 보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을 잔치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이 다른 측면에서 ‘가을의 휴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최근 몇 해 동안 우승에 대한 기대가 떨어지는 무의미한 가을의 전력 소모를 거듭해 왔다. 그래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거듭할수록 오히려 우승권에서 점점 멀어져가는 난처한 지경에 처해 있었다.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은 2006년이 마지막이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것도 그때가 마지막이다. 그런데 그 뒤로도 계속 포스트시즌에는 나갔다. 삼성은 2007년엔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에 패했고, 2008년엔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꺾은 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졌다. 2007년과 2008년에 모두 정규시즌 성적은 4위였다.

현행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제도 하에서 정규시즌 3~4위 팀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를 모두 이기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거의 언제나 정규시즌 1위 팀이 패권을 가져간다. 결과만 놓고 약간 심하게 말하자면, 정규시즌 3~4위 팀은 포스트시즌에서 우승팀을 빛나게 해주는 소모성 조연에 가깝다.

삼성은 최근 2년간 그런 처지였다. 2007년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와 3경기를 치렀고, 2008년엔 준플레이오프(3경기)와 플레이오프(6경기)를 합해 총 9경기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했다.

그러나 두 해 모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 보지도 못했다. 우승은 정규시즌 1위 SK의 차지였다.

삼성은 그와 같은 실속 없는 가을 잔치를 치르는 동안 엄청난 전력 소모를 했다. 투수력에만 한정해 생각해 보자. 다음은 삼성 몇몇 투수들의 2007~2008년 포스트시즌 투구 이닝이다.

오승환이 부상을 당한 것은 국제 대회에서 무리해서가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 무리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포스트시즌은 전쟁터다. 감독은 믿을 만한 투수들만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그 투수들은 팔이 빠지도록 던진다. 이때의 1이닝은 정규시즌 때의 1이닝과는 차원이 다르다.

위의 표에 있는 투수 중에서, 배영수 안지만 오승환은 올 시즌 부상 때문에 전력에서 이탈하거나 매우 부진했다. 정현욱과 권혁 역시 예년보다 못한 구위를 보였다. 이들이 2007년과 2008년 가을에 전쟁터에 나가는 대신에 쉬었다면? 삼성의 2009년은 좀 더 수월했을 것이다. 올해 삼성 타자들의 줄부상도 거듭된 포스트시즌 격전과 무관할 리 없다.

삼성은 2006년에도, 그 이전에도 계속 가을 전쟁을 치렀다. 하지만 2006년과 2005년, 또 그 이전에는 우승을 하거나 우승을 노렸기 때문에 그 수고가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2007년, 2008년에 4위로 턱걸이해 치른 포스트시즌은 그저 소모전이었을 뿐이다. 삼성은 2009년에도 그럴 뻔하였으나,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물론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값진 일이다. 만년 하위에 있는 팀에게는 4강 진입이 당면한 목표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삼성은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다. 그렇다면 이 가을의 휴식을 달콤하게 즐길 만하다. 주전 선수들이 모두 건강한 삼성은 대번에 패권을 노리는 강자가 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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