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부스]감독과 선수는 어떤 사이여야 할까

  • 등록 2007-07-18 오전 10:50:25

    수정 2007-07-18 오전 11:59:53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17일 주니치-야쿠르트전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는 6월까지만해도 처참한 시즌을 보냈습니다. 승률이 4할에 불과해 최하위 수모까지 점쳐졌었죠.

당시 한 일본야구 전문가는 "후루타 감독이 문제다. 감독이 고참 선수들과 어울려 다닌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선 팀이 바로 설 수 없다"고 지적해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괜한 소문은 아닌 듯 합니다. 후루타 감독의 스승인 노무라 라쿠텐 감독도 후루타 감독이 이시이 다카쓰 등 고참 선수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었죠.

실제로 이들은 후루타 감독이 선수시절(불과 2년전까지) 매우 가까운 사이였고 지금도 마찬가지 입니다. 위키피디아 등에 따르면 가족끼리의 친분도 매우 두터워 자주 만남을 갖고 있으며 겨울엔 골프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선수들끼리 친하게 지내는 거야 문제가 없었겠지만 그 중 하나인 후루타가 감독이 되면서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게 된 듯 합니다. 감독이 특정 선수들과 친하다는 것은 곧 "감싸고 돈다"는 말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사적인 팀 운영'이란 오해와 비난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은 상식이죠.

모처럼 야쿠르트의 경기를 중계하던 중이었고 마침 한국에서 올스타전이 열리다보니 문득 옛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한 선수가 제게 해준 이야긴데요. 올스타전이 끝난 뒤 소속팀 감독과 출전 선수들이 거나한 술자리가 있었다는 겁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며 자랑을 했었죠.

처음엔 별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팀은 후반기들어 급속도로 추락하더니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습니다. 매우 좋은 전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말이죠. 괜히 좀 찜찜한 기분이 들더군요.

감독과 선수간의 거리가 가까운 것은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이 상식입니다. 감독의 선수 기용은 많은 말을 낳기 마련인데 괜한 오해만 불러일으킬 위험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우연히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일런진도 모릅니다.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썩 괜찮은 리더십이 될 수도 있겠죠. 실제로 야쿠르트는 7월들어 9승4패로 잘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원동력은 좀처럼 주눅들지 않는 생생한 팀 분위기를 꼽을 수 있는데 그 중심에 물론 후루타 감독이 서 있습니다.

결국 정답은 공평한 기회제공과 기용이 아닐까요. 선수들과 일정한 거리를 둔다 해도 기용법이 이해되지 않거나 편향됐을 땐 어차피 같은 부작용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1군 26명 중 주전급 15명과 완전 후보 5명은 별 불만이 없다. 그러나 나머지 6명이 문제다. 그들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팀 분위기가 달려 있다." 현역 감독이거나 앞으로 감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말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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