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 "손언진 본명 잊고산 7년 세월...얻은 것과 잃은 것"

  • 등록 2008-01-11 오전 10:55:29

    수정 2008-01-11 오전 10:58:29

▲ 배우 손예진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이번에는 소매치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연 깊은 이혼녀로 안방극장을 눈물짓게 만들었던 손예진이 도발적인 소매치기로 관객 앞에 다시 섰다. 10일 개봉한 '무방비도시'(감독 이상기)를 통해서다.

◇'무방비도시'...그녀는 변신중

"이번 영화만큼 떨리고 걱정되는 건 처음이에요. 그만큼 연기 변신에 대한 평가가 두려운가 봐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영화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 때문에 하게 됐는데 너무 욕심을 부린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과 몸매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의상, 거기에 거침없이 내뱉는 저렴(?)한 말들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손예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연애시대' 속 은호도 손예진이 갖고 있던 이미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죠. 은호는 유산까지 경험한 이혼녀였어요. 처음엔 파란만장한 여자의 이야기를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촬영이 끝난 후에는 '실제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건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과분한 평가를 들을 수 있었죠."(웃음)

'작업의 정석'과 '연애시대'를 통해 얻은 성취감과 자신감은 '무방비도시'에 이르러선 파격에 가까운 변신을 가능케 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매혹적인 소매치기 백장미다. 거기에 백장미가 보여줄 베드신은 '팜므파탈'이라는 수식어 덕분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드신이 처음은 아니에요. 다만 '외출'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베드신 자체보다도 선을 넘기까지의 아슬아슬한 상황이 볼 만할 거예요. 남녀 주인공들의 밀고 당기기가 우리 영화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죠. 베드신 자체만 기대했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텐데, 어쩌죠."
▲ 배우 손예진

◇연기..."나를 찾아가는 과정"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손예진의 본명은 손언진이다. 가끔씩 인터넷에서 연예인들의 본명이 화제가 될 때마다 손예진은 선두그룹에 드는 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손예진과 그녀의 본명이 매칭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손언진이라는 이름은 이제 저한테도 낯선 이름이 됐어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손언진이라는 이름이 어렵다고 해서 손예진이라는 이름을 쓰게 됐는데 어느덧 손예진으로 산지도 7년이 돼버렸네요. 지금은 가족도 친구들도 예진이라고 부르니까 '내가 언진이었던 적이 있었나' 싶을 때도 있어요."

손언진이라는 이름이 낯설 만큼 이제 손예진은 배우의 삶에 익숙해져 버렸다. 그건 그녀를 지켜보는 팬들과 관객들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손예진이라는 이름에 잘 적응했던 건 아닌데 말이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는데도 어릴 때부터 세상에 대한 시선이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혼자 있길 좋아하고 그래서 외로움도 잘 타고 그런 것들이 지금 제 삶의 밑거름이 됐지만 한편으론 인간관계에서 오해를 많이 사기도 했죠."

실제로 손예진은 고독을 즐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적당히 고독을 즐겨야 하고 적당히 어울릴 줄 알아야 한다는 융통성도 깨닫긴 했지만 여전히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우리 직업은 사생활이 없어요. 내 모든 게 많은 사람들과 공유되고 있죠. 나만의 것이 없으니까 늘 나를 찾게 되고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삶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그렇다고 사생활을 포기하면 그 순간 자기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나만의 공간, 나만의 세계가 필요한 것 같아요. 저한테 그게 집이고요."

그녀는 집에서 있는 시간만큼은 배우 손예진이 아니라 인간 손예진으로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어차피 연기라는 것이 타인의 인생을 이해하는 동시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도 되돌아보는 과정이기 때문에 손예진에게 있어서 연기와 삶은 따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손예진은 그렇게 개인적인 공간에서 배우 손예진과 인간 손예진을 채워나가고 있다. 하지만 고독을 즐기는 만큼 외로움도 크게 느끼는 편인 듯했다.
▲ 배우 손예진



◇사랑..."외롭긴 하지만..."

특히 흘러간 노래를 즐겨 부른다는 손예진은 가수 전유나가 1990년에 발표한 '너를 사랑하고도'를 들으며 요즘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고 말했다.

"매순간 외롭다고 느껴요. 전 옛날 노래를 좋아하는 편인데 전유나 씨의 노래 중에 '너를 사랑하고도 늘 외로운 나는 가눌 수 없는 슬픔에 목이 메이고'라는 가사가 있어요. 요즘 이 노랫말에 공감이 많이 되더라고요. 아마도 많이 외로워서 그런가 봐요."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면서도 정작 손예진은 스캔들 많지 않은 배우로도 유명하다. 전작에서 조승우, 조인성, 정우성, 배용준 등 톱스타들과 조우했지만 스캔들을 번번히 피해갔다.

"저는 같이 일하는 사람과는 절대 연애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요. 물론 사람 감정이라는 게 마음먹은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까지는 잘 지켜왔어요. 작품에서 느꼈던 매력이나 환상이 깨져버리면 어떡해요. 또 한편으론 같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신비감이 덜한 것 같기도 하더라고요."

하지만 손예진은 새로운 인연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외로움을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저만 외로운 건 아니잖아요. 제 친구도 가족도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외로울 수 있죠. 외롭다고 그 해결책을 남자친구를 사귀거나 밖에서 찾는다면 결국 자신만 나약해지지 않을까요. 외로움이 인간의 내면을 성숙하게 한다는 것,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을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사진=김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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