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준혁 "팬들에게 좋은 기억 남기고 떠나 기뻐"

  • 등록 2010-09-19 오후 3:48:15

    수정 2010-09-19 오후 4:56:20

▲ 은퇴경기를 앞두고 소감을 밝히는 삼성 양준혁. 사진=이석무 기자
[대구=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누구보다 화려한 프로야구 선수생활을 보냈던 '살아있는 전설' 양준혁(41.삼성)이 은퇴경기를 앞두고 팬들에 대한 깊은 고마움을 나타냈다.

양준혁은 자신의 은퇴경기로 치러지는 19일 대구 SK전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선수인생을 마감하는 소회를 밝혔다.

프로야구 최고의 선수로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양준혁은 "선수로서의 마지막 경기를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맙다. 죄송한 것은 대구구장이 더 크고 좋았다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야구장에서 팬들을 모시고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은퇴 결정 당시에는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들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때 떠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라며 은퇴의 아쉬움을 애써 뒤로 했다.

다음은 양준혁과의 일문일답.

-드디어 은퇴경기를 갖게 됐는데 소감을 말해달라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니 모든 것들이 의미가 있더라. 심지어 광주에서 오는데 88고속도로까지 의미가 생겼다. 선수로서 마지막 훈련을 했는데 아직 은퇴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대구구장에서 32년전에 야구를 시작했다. 여기서 모든 걸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

-오늘 아침 눈 떴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나

▲은퇴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은퇴경기가 올까 했는데 결국 오게 됐다.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팬들이 양준혁의 은퇴를 보기 위해 전날부터 밖에 텐트를 치고 기다렸다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를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맙다. 죄송한 것은 대구구장이 더 크고 좋았다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야구장에서 팬들을 모시고 함께 하게돼 기쁘다.

-경기전 SK 이만수 수석코치와 만났는데 어떤 얘기를 나눴는가

▲이만수 수석코치는 중학교 때 내게 꿈을 주신 분이다. 축하한다는 말을 해줬다. 고맙게 생각한다.

-오늘 경기를 위해 스파이크나 보호대를 따로 준비했나

▲아니다. 쓰던 거 그대로 쓴다. 너무 의미를 부여하면 잘못할 것 같아서다. 하던 그대로 계속 할 것이다.

-컨디션은 어떤가

▲감은 괜찮기는 한데 상대가 최고 에이스 김광현이라 잘 모르겠다. 김광현이 신인 시절에 홈런을 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최고 에이스가 돼 안타 한 개라도 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습번트라도 대고 1루까지 죽어라 뛰고 싶다

-오늘 초청손님 중에 특별한 의미를 가진 인물이 있나 

▲주호영 전 특임장관은 영남대 선배다. 개인적으로 형님 아우하는 사이다. 양아버지로 모시는 분도 계시고 영화배우 강신성일 씨도 있다. 친구중에는 사업으로 잘된 김태욱 등이 있다

-오늘 1루수와 외야수로 나설 예정이다. 부담은 없나

▲내가 원래 멀티플레이어다. 골든글러브도 1루수, 외야수, 지명타자 등 3개 포지션에서 받지 않았나. 외야수도 우익수와 좌익수에서 모두 받았다

-은퇴 후 계획은 어찌 되나

▲야구유학을 미국쪽으로 알아보고 있다. 32년 동안 야구를 했지만 지금도 야구는 끝이 없다는 느낌이다. 넓은데 가서 야구를 더 배우고 싶다

-유소년 야구장을 짓겠다는 뜻도 밝혔는데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열심히 알아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야구교실을 하고 싶어도 인프라가 워낙 약해서 힘들다. 만약 야구교실을 열게 되면 유소년들을 사회에서 리더로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

-선수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인가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첫 우승을 했을 때였다. 내가 야구하면서 첫 우승이자 삼성으로서도 첫 우승이었다. 당시 내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팀에서는 내게 리더 역할을 요구했다. 결국 팀이 하나가 됐고 우승의 맛을 느꼈다. 그 때 만큼 기분좋았던 적도 없었을 것 같다

-오늘 눈물을 흘릴 것 같나

▲잘 모르겠다(웃음)

-지금 삼성이 잘 하고 있는데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워낙 잘해주고 있다. 내가 나가면서 평균연령이 젊어졌고 그만큼 가능성이 많아졌다. 이제는 더 야구에 욕심을 내고 열정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팀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열정을 갖고 경기한다면 더 잘할 것이다

-만약 FA자격을 얻어 삼성에 돌아오지 못했더라면 야구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생각해봤는가

▲만약 그 때 삼성에 못돌아왔다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을 것이고 인생이 바뀌었을 것이다. 그 때는 사실 메이저리그밖에 갈 데가 없었다

-선수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잘 선택했다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

▲고교 대학때부터 늘 최선보다는 차선책을 선택했던것 같다. 상무에 입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돌이켜보면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은퇴도 마찬가지다. 은퇴 결정 당시는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팬들이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을 때 떠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럼 포스트시즌에는 안나오는 것인가

▲오늘 경기가 끝난 뒤 엔트리에서 빠질 것이다. 은퇴경기를 하고 다시 나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을 것 같다

-상대 선발 김광현이 '삼진 3개를 잡겠다'고 큰소리 쳤는데

▲살펴보니까 김광현에게 삼진을 당한 적이 없다. 원래 난 삼진을 잘 안당한다. 죽을 때 죽더라도 그냥은 안죽을 것이다. 괴롭히고 죽겠다

-김성근 감독도 '양준혁을 상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님으로부터 야구를 많이 배웠다. 1구 1구마다 최선을 다해 혼을 집어넣는 야구를 배웠다. 오늘 경기도 SK나 삼성 모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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