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웅천이 말하는 '김성근 학습법의 힘'

  • 등록 2007-07-23 오후 2:37:58

    수정 2007-07-23 오후 2:41:06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SK 조웅천(36)은 지난해 하향곡선을 그렸다. 6승2패1세이브11홀드의 성적은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지만 4.69의 방어율은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적지 않은 그의 나이와 맞물려 '이제는 안되는 것 아닐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조웅천은 2007시즌 다시 힘차게 날아올랐다. 23일 현재 2승3패5세이브14홀드를 기록하며 SK 불펜의 중심축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방어율이 1.80에 불과할 만큼 매 경기 안정된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조웅천의 '달인에게 묻는다'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회춘투 비결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 중심엔 김성근 감독의 정신교육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조웅천은 "가을 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5개월 가까운 시간동안 매일같이 1시간씩 감독님의 미팅이 있었다. 내게 새로운 인생이 열리게 만든 시간들이었다. 힘들고 어려울 땐 그때 해주신 얘기들을 적은 노트를 보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의 정신 교육에 어떤 특별한 것이 있기에 야구로 닳고 닳은 고참투수의 입에서 이같은 말이 나오는 것일까. 조웅천이 들려준 '김성근 학습법'은 다음과 같다.

▲1단계 "너희들은 지금 벼랑 끝에 서 있다."
김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새로운 목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에 안주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름값으로 기용하지 않겠다는 엄포와 함께였다.
 
조웅천은 "왜 내가 야구를 해야 하고 왜 내가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을 감사해야 하는지 먼저 느끼게 하셨다. "밀리면 죽는다는 마음을 가지면 안되는 일이 없다"고 강조하셨다. 받아들인 선수가 있고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겠지만 내 마음 속에 너무 절실히 다가왔다. 어려웠던 시절을 겪고 나름 성공을 거뒀지만 어느새 옛 아픔은 잊고 성공만 기억하고 있는 나를 느끼게 된 시간이었다"고 털어놓았다.  

▲2단계 "하니까 되지 않느냐."
두 번째 단계는 엄청난 훈련이 따라온다. 열이면 열명 모두 "내 생애 가장 많은 훈련을 했다"고 털어놓을 정도다. 밥 먹을 시간조차 충분치 않을 정도로 뛰고 또 뛰며 치고 또 치는 생활의 반복. 육체적인 피로는 정신적 피로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이때쯤이면 김 감독의 강의 내용도 조금 변하게 된다. "왜 이런 훈련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집중된다는 것이 조웅천의 증언이다. 훈련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조웅천은 "선수들이 많은 훈련을 통해 자신이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처음엔 너무 막연했지만 연습경기와 시범경기를 치르며 내가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게 됐다. 할 수 있다는 진짜 자신감을 얻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3단계 "이러고도 지면 억울하지 않느냐."
선수들이 서서히 자신감을 갖게 될 무렵 김 감독의 강의 내용이 또 바뀌기 시작했다고 했다. "우리는 다른 팀들에 비해 두배 이상 노력해왔다. 이러고도 지면 너무 억울하지 않느냐"며 선수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다.

조웅천은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데는 언론과 상대팀들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5월 들어 조금 부진하자 여기저기서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개막때부터 전력질주해 뛰어가니 금세 지칠거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때 선수들하고 "여기서 떨어지면 진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어떻게 훈련했는데"라는 얘길 많이 했다. 우리가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감독님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달인에게 묻는다 7]조웅천의 '중간계투로 장수하는 법'
☞[인사이드부스]감독과 선수는 어떤 사이여야 할까
☞[정철우의 4언절구]채상병과 고스톱에 얽힌 추억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