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네트 뒤에서 본 '준비된 KS'②]싸움은 읽기에서 시작된다(下)

  • 등록 2008-11-18 오전 10:10:40

    수정 2008-11-18 오전 10:13:15

▲ 사진제공=두산베어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2007년 두산을 상대로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된 SK의 화두는 '발야구 3인방'을 어떻게 묶을 것인가였다.

이종욱 고영민 민병헌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젊은피 3인방은 빠른 발은 물론 거칠 것 없는 거센 기운으로 상대를 무너트리는 힘이 있었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두산을 가상 상대로 삼은 SK 전력분석팀은 지난해와는 다른 결정을 내린다. "올해는 속공이 아니라 지공이다."

삼성과 플레이오프 1차전, 첫 타자 이종욱을 보고서 내려진 결론이다. 이종욱이 타석에 들어서 자세를 잡는 순간, 1년 전과는 다른 대응을 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김정준 SK 전력분석팀 과장은 "이종욱이 평소와 같은 위치에 서서 타격을 했다. 보다 세련된 대응을 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와는 다른 모습이었기에 우리의 준비다.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무엇이 달라졌다는 뜻일까. 김 과장은 조금 더 말을 이어갔다. "2007 한국시리즈서 이종욱을 비롯한 대다수 두산 타자들이 홈 플레이트에 바짝 붙어 타격했다. 거의 라인을 지우고 들어온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맞아도 좋다는 강한 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한 위치"라며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곳에 서서 타격에 임했다. 정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다른 자세를 갖고 있다는 의미였다. 2007년이 가미가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자살 특공대)였다면 2008년은 미국 항공모함이었다."

2007년 가을의 두산을 꺾기 위해선 그 이상의 기운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2008년 가을의 두산은 몸으로 부딪히기 보단 머리가 움직이는 야구를 선보였다. 맞고 나가기 보단 쳐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다.

SK가 세운 '지공'의 의미는 상황에 맞는 유연한 대응이었다. 플레이오프서 삼성의 저항이 예상보다 거세지면서 시간적으로 SK의 준비는 1년전에 비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일단 삼성과 두산(준PO까지는 롯데도 포함) 중 어느 팀이 올라오더라도 SK가 기본적으로 해야할 것들을 먼저 준비해두기로 했다. 나머지 부분은 한국시리즈 진출팀이 결정된 뒤부터 시작해 시리즈 기간 중 보완해가기로 한 것이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었다. 밤을 하얗게 지새야 할 만큼 정신없는 일상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삼성이 상대로 올라왔을때 SK의 키 포인트는 무엇이었을까. 김 과장은 "진갑용"이라고 짧게 답했다.

진갑용의 몸 상태가 정상일 경우 SK는 또 다른 준비를 해야 했다. 노련한 볼배합은 물론 주자의 움직임 반경도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김 과장은 "플레이오프 성패도 진갑용의 상태에 달려있다고 봤다. 결국 진갑용의 페이스가 100%가 아니었다는 점에서 두산의 승리를 어느정도는 점쳐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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