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삼성, 승부 떠나 훈훈한 분위기 연출

  • 등록 2010-09-19 오후 5:57:25

    수정 2010-09-19 오후 6:02:01

▲ 경기전 뜨거운 포옹을 나누는 양준혁과 이만수 SK 수석코치. 사진=삼성 구단


[대구=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SK와 삼성의 맞대결이 열렸다. 더구나 김광현과 차우찬, 두 좌완 에이스의 정면승부까지. 보통 이런 경기라면 두 팀이 서로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이날 대구구장은 냉랭함이나 치열함 대신 훈훈한 공기가 가득했다. 그 이유는 역시 양준혁 때문이다.

한국 프로야구를 빛냈던 '살아있는 전설' 양준혁의 마지막 경기를 축하하는데 있어 적과 아군의 구분은 없었다. 최선을 다해 정면승부를 벌이면서도 서로 예우를 차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회말 양준혁이 첫 타석에 들어오자 SK 선발 김광현은 모자를 벗어 양준혁에게 깍듯이 인사를 전했다. 평소 경기라면 일어날 수 없는 일. 
 
물론 승부는 냉정했다. "최선을 다해 삼진 3개를 잡겠다"는 다짐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승부에 들어갔고, 결국 삼진을 잡아냈다. 

하지만 양준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김광현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묻어났다. 양준혁도 삼진에 안타까워하기 보다는 쑥스럽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앞서 1회초에는 SK 이호준이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1루수 양준혁과 환하게 웃으며 잠시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특히 경기 전 양준혁과 이만수 SK 수석코치의 만남은 흐뭇함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경기전 양준혁이 타격연습을 하던 중 이만수 코치가 1루쪽에 모습을 드러내자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됐다. 1루쪽에 자리했던 빨간 유니폼의 SK와 파란 유니폼의 삼성의 팬들이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이만수 코치의 이름을 연호한 것.

이만수 코치는 곧바로 양준혁과 만나 활짝 웃으며 얘기꽃을 피웠다. 그리고는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성대한 은퇴식을 치르게 된 양준혁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했다. 심지어 취재진 앞에서 마치 연인처럼 뜨거운 포옹까지 나누기도 했다.

이만수 코치는 선수시절 양준혁 못지않은 족적을 남겼지만 은퇴 당시 구단과 마찰을 빚어 은퇴식을 치르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양준혁의 은퇴식을 내심 부러워하는 눈치였다.

이만수 코치는 "후배가 화려한 은퇴식을 치르니 보기좋다. 이런 화려한 은퇴식을 해야 팬들도 즐거워한다"라며 활짝 웃었다. 이에 양준혁은 "이만수 코치님은 내게 꿈을 준 분이었다. 은퇴를 축하해주셔서 정말 기뻤다"라고 화답했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지만 레전드의 존재감 앞에서 적과 아군은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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