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포커스] 그룹 빅뱅 '대폭발'… 왜?

쉽고 명쾌한 노래로 승부… 30~40대들도 따라 불러
세번째 미니 앨범 6주 만에 14만장
서태지·김건모 등 거물들 압도
  • 등록 2008-09-19 오전 10:52:15

    수정 2008-09-19 오전 10:52:19


[조선일보 제공] 5인조 아이돌 그룹 빅뱅이 '대폭발'하고 있다. 지난달 초 발매된 세 번째 미니 앨범 '스탠드 업(Stand up)'은 6주 만에 14만 장 판매고를 돌파했다. '하루하루', '천국'은 6주째 1, 2위를 지키고 있다. 비슷한 시기 음반을 낸 서태지, 이효리, 엄정화, 김건모 등 거물 선배는 모두 빅뱅의 장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거짓말', '마지막 인사'를 낸 지난해부터 빅뱅은 "아이돌 노래는 10대의 노래"라는 통념도 무너뜨렸다. 99년 god의 '어머님께' 이후 30~40대들도 흥얼거리는 남성 아이돌 그룹의 히트곡은 '거짓말'이 처음이었다. 빅뱅의 성공 비결, 과연 무엇일까?

◆학교형 아이돌? No 거리형 아이돌! Yes

빅뱅은 제멋대로다. 기존 아이돌 그룹은 통일된 의상이나 일사불란한 춤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지만 빅뱅은 데뷔 초를 제외하고는 멤버 각자가 모두 별개의 이미지를 가진다. 빅뱅의 의상을 담당하는 스타일리스트 지은 실장은 "각자 캐릭터가 또렷해 같은 옷 안에 묻혀 있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활동 방식도 자유롭다. 빅뱅 멤버들은 뮤지컬, 드라마, 오락 프로그램에 제각각 흩어져 개인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한다. '컴백→3~6개월 활동→휴식' 등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의 활동 패턴에서도 벗어나 있다. 짧게는 1개월, 길게는 6개월에 한 번씩 새 음원을 발표하는 이들은 2006년 데뷔 후, 한 번도 쉬지 않고 늘 TV와 무대에서 얼굴을 내밀어왔다. 빅뱅은 불량해 보인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일반적인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학교에서 잘 교육 받아 조련된 인상을 준다면 빅뱅은 거리의 냄새가 확연해 살아 있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빅뱅은 최근 반항적 이미지를 더 강조하고 나섰다. 음악적으로는 록('오 마이 프렌드')을 도입했고 눈 주변에 글램 로커를 연상시키는 진한 스모키 화장을 한 채 무대에 서며, 뮤직 비디오('하루 하루')에서는 멤버들끼리 거칠게 주먹 다짐을 벌인다. 얼마 전 리더 지 드래곤(권지용)이 영어 욕설과 비속어가 또렷이 적힌 옷을 입고 무대에 섰다 논란을 일으키고, 반쪽 머리칼을 싹 밀어버린 모히칸 스타일로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스로 작사·작곡을 하는 아이돌 그룹

빅뱅은 직접 작사·작곡을 하는 아이돌 그룹이다. 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서태지, 듀스의 이현도, 노이즈의 천성일의 경우처럼 멤버가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는 형태를 재연한 것이다. 빅뱅에는 지 드래곤이 있다. 레게 그룹 스토니 스컹크의 에스쿠시와 함께 그는 YG엔터테인먼트의 3세대 창작자로 꼽힌다. 자작곡을 노래하기 때문에 빅뱅은 아이돌 그룹 특유의 '공산품'적 냄새가 덜 난다. 뮤직팜 강태규 이사는 "뮤지션들 사이에서도 빅뱅이 멜로디와 리듬을 잘 뽑아낸다는 평가가 많다"며 "직접 음악을 만들기 때문에 무대에서 더 자신감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쉽고 또렷한 노래의 힘

빅뱅은 데뷔 초, 힙합을 하는 아이돌 그룹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다. '라라라', '더티 캐쉬(Dirty Cash)' 등은 명백한 힙합이었다. 그러나 이 노선은 오래 가지 못했다. 이들이 30~40대 팬들의 관심까지 받으며 이름을 떨치게 된 것은 2007년 '거짓말' 이후. 핵심은 쉽고 또렷해진 노래였다. 일정한 리듬과 멜로디가 반복되는 하우스 반주에 랩을 얹고 귀에 쏙 들어오는 쉬운 멜로디의 후렴구를 터뜨리는 스타일은 빅뱅이 내놓는 타이틀 곡의 '공식'이 돼버렸다. YG엔터테인먼트 박성미 대리는 "내부에서는 빅뱅의 성공 요인을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와 안무에서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계도 명확하다. 빅뱅의 일부 히트곡은 일본의 하우스 뮤지션 프리템포, 다이시 댄스의 표절 의혹을 받았다. 세 번째 미니 앨범은 아예 다이시 댄스와 함께 작업하며 위기를 돌파했지만 좀 더 독창적인 음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만은 분명하다. 또 다음 앨범에서도 기존 공식을 답습한다면 '자가복제'라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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