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구혜선이에요" 안락사 다룬 16분 단편… 부산영화제에도 출품

  • 등록 2008-08-08 오전 10:52:38

    수정 2008-08-08 오전 10:52:38

[조선일보 제공] "헤헤… 제가 원래 욕심이 많거든요."

동그란 두 눈에 장난기가 반짝인다. 탤런트 구혜선(24)이 최근 영화 한 편을 직접 만들었다. 병원에서 안락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사건을 초현실적으로 그린 16분짜리 단편영화 '유쾌한 도우미'.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했다. 올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출품한 상태다.

KBS 2TV 월화드라마 '최강칠우'에서 여자주인공 '소윤'을 연기하고 있는 그를 지난달 30일 경기 안성시 세트장에서 만났다. 촬영 때문에 한 시간도 못 잤다고 피곤해 하던 그녀는 정작 그가 찍었다는 영화 이야기를 꺼내자 잠을 새까맣게 잊고 생글생글 웃었다. 이야기가 술술 쏟아졌다.

"시나리오는 정말 백 편도 더 써봤어요. 연예인 되기 전부터 무작정 쓴 시나리오를 들고 영화사를 돌아다닌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물론 백 번도 넘게 거절당해봤죠, 하하."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도 이 때 만났다. 구혜선의 장편 시나리오를 읽은 정 대표는 "어찌됐건 네가 끝까지 썼다는 게 놀랍다. 단편을 한 번 더 써봐라" 했다. 그 말에 용기백배한 구혜선은 당장 단편 시나리오 쓰기에 들어갔다. 영화 배경 세트장을 직접 그리고 디자인해서 조형물로 만들기까지 했다. 정 대표는 "정성이 갸륵하다. 한번 정말 영화로 찍어보라"고 했다. 석 달 후 구혜선은 메가폰을 잡고 "컷!"을 외치고 있었다. 찍은 기간은 달랑 3일. 구혜선은 "제 평생 리더가 돼서 사람들을 지휘하고 지도해본 건 처음인데 그렇게 짜릿한 일인 줄 미처 몰랐다"고 웃었다.

그녀의 '용감한 도전'은 이게 끝이 아니다. 최근엔 가수 거미의 새 앨범 재킷 일러스트레이션도 직접 했다. "원래 그림도 좋아하고 노래도 좋아하고 글 쓰는 것도 좋아했어요. 어쩌다 보니 연기자가 됐지만. 전 가끔 제 안의 끼를 다 쓰면서 살 수 있을까 궁금하기까지 한 걸요. 하하, 잘난 척으로 들리려나?" 타던 자동차를 팔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때론 지하철을 타고 소속사 사무실로 태연하게 향하는 엉뚱한 성격의 소유자답다.

재기 발랄한 그녀지만 연기력은 그에 따라주지 못했다. SBS 드라마 '왕과 나'에서 폐비 윤씨로 분했을 땐 그의 과장된 우는 연기가 동영상으로 캡처돼 인터넷을 떠돌았다. 속상해서 잠을 못 잔 적도 있지만 선배 연기자들이 "네가 예쁜 척하면서 연기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다독여줬다.

'최강칠우'의 소윤은 최근 극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때론 남장도 하고 필요하면 총도 손에 쥐는 성격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구혜선은 "꽃송이처럼 가냘픈 여자주인공은 이제 그만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사극 속의 참한 양반 아씨를 탈피한 소윤이의 강한 모습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젠 수동태가 아닌 능동태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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