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4번타자는 이승엽이었고 한신 4번타자는 가네모토다.이승엽은 11일 현재 타율이 2할5푼4리에 불과하다. 4번타자로서 부족함이 많은 수치다. 그러나 타율면에서 가네모토가 월등하다고 볼 수는 없다. 가네모토의 타율은 2할6푼8리다. 자랑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타율로 보면 큰 차이 같지만 안타수로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안타는 오히려 이승엽이 3개를 더 쳤다. 요미우리가 3경기를 더 치른 점을 감안해도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홈런(이승엽 15개,가네모토 20개)과 타점(이승엽 42개 가네모토 59개)에선 차이가 나지만 극과 극의 평가를 받을 정도는 아니다.
부상이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승엽은 왼 어깨가 좋지 못하지만 가네모토 역시 왼 무릎이 좋지 못하다. 또 왼 손목에는 고질적인 부상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 둘의 상황은 큰 차이가 생겼다. 이승엽은 12일 2군으로 내려갔다. 아직 언제 돌아올지 또 돌아와서 4번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가네모토는 여전히 팀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네모토는 진지하게만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후배들에게 먼저 장난을 걸며 분위기를 주도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또 자주 식사를 함께 하며 고민을 들어주는 자상한 면도 갖고 있다.
반면 이승엽에게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외국인 선수가 팀을 이끈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성격적으로도 어려운 일이다. 얼마 전 이하라 요미우리 야수 종합 코치는 이승엽에 대해 "원정 때 숙소에만 있지 말고 외출해서 불고기와 김치 같은 고향의 맛을 즐기면서 기분 전환도 해야 한다"고 충고한 바 있다.
우치다 타격 코치도 "타석에서 좀 더 성질을 부려도 좋다. 삼진 당하면 방망이도 던지며 성질을 부리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스가 생기면 밖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안으로 삭히는 이승엽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말들이다.
이유야 어떻든 팀의 상징인 4번타자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특히 최근의 요미우리처럼 팀 전체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가네모토와 한신의 경우는 반대다. 시즌 초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연패를 밥 먹듯 했지만 최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7월 들어 6승3패를 기록중이며 최근 3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물론 그 중심엔 가네모토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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