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나' 성종vs'이산' 정조, 사극 속 '제왕'의 리더십 안방극장 새 관심사

  • 등록 2007-11-06 오후 4:11:52

    수정 2007-11-06 오후 4:13:17

▲ 성종이 주인공인 SBS '왕과 나', 정조가 주인공인 MBC'이산'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억조창생을 다스리며 절대 권력을 휘둘렸던 인물. 그러나 그 권력으로 인해 절대 고독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인물. 역사 속 왕들이 안방극장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사극바람에 힘입어 사극의 핵심인물인 역사 속 왕들이 재조명 받고 있는데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제왕’의 리더십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월화극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SBS '왕과 나'와 MBC ‘이산’의 주인공 조선시대 성종과 정조는 시청자들에게 왕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드라마 속 왕의 모습과 사서에 기록된 왕들의 모습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앞으로 그들의 모습은 어떻게 묘사될지 짚어봤다.

◇ SBS ‘왕과 나’에선 성종의 업적보다 가정사에 초점 

1392년 태조 이성계가 창건한 조선왕조는 1910년 마지막 임금인 순종에 이르기까지 27명의 왕에 의해 519년간 지속됐다. 성종은 조선 9대 왕으로 1469년 왕에 올라 1494년까지 재위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성종의 치적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조선왕조의 기본법전인 ‘경국대전’을 완성해 반포했다는 것이다. 성종은 조선 전기의 국가기틀과 문물제도를 거의 완성하며 조선왕조 500년의 주춧돌을 놓은 왕으로 평가받는다.

김재형 PD가 연출하고 있는 ‘왕과 나’에서 부각되는 성종은 조선시대의 유능했던 왕 중 한명으로 인정받는 역사 속 성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성종이 ‘왕과 나’의 핵심인물이기는 하지만 ‘왕과 나’에는 성종(고주원 분)뿐만 아니라 내시 김처선(오만석 분)과 훗날 폐비 윤씨가 되는 윤소화(구혜선 분)가 극의 또 다른 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종의 치세보다는 성종과 김처선 윤소화의 삼각관계가 ‘왕과 나’의 근간을 이룬다.

▲ SBS '왕과 나'
 
'왕과 나'는 성종의 능력이나 업적보다 공혜왕후 한씨와 폐비 윤씨, 정현왕후 등 계비 2명, 그리고 9명의 후궁 등 총 12명의 부인을 둔 사실에 주목한다. 이는 조선전기를 위기에 몰아넣은 연산군의 폭정에 단초가 됐다. 연산군의 어머니는 성종에게 사약을 받은 폐비 윤씨였고 훗날 이를 알게 된 연산군이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성종의 후궁을 죽이면서 조선왕조에 피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결국 성종의 모습은 제왕으로서 치세를 이뤘을지라도 결국 가정을 다스리지 못했을 경우에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왕과 나’에서 향후 전개될 갈등 구조에는 유능한 군주로서의 성종보다 가정을 다스리지 못했던 성종의 우유부단한 모습이 도드라질 가능성이 높다.

◇ MBC ‘이산’, 역사 속 정조에 비교적 충실히 접근  

1752년에 태어나 1776년부터 1800년까지 재위한 조선의 22대 임금인 정조는 최근 사극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왕이다. 아버지 사도세자가 할아버지인 영조에 의해 뒤주 속에 갇혀 죽는 모습을 보고 자란 정조의 삶 자체가 극적인데다가 성군으로 칭송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통치자로서도 유능했기 때문이다.

‘대장금’의 이병훈 PD가 연출하고 있는 ‘이산’은 정조의 본명인 ‘이산’을 타이틀 롤으로 정한 만큼 정조는 '이산'의 한 가운데 있다. ‘왕과 나’가 국정을 지휘하며 치세를 하는 성종의 모습보다 그의 가정사와 애정사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산’은 왕이 되어가는 정조(이서진 분)의 모습을 정면에서 다룬다.

이병훈 PD는 지난 9월 초 제작발표회 당시 “정조는 정치 경제 과학 종교 등에서 진취적인 업적을 남겨 후세 학자로부터 '10년만 더 통치했다면 우리 근현대사가 바뀌었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정조는 250여년 전 힘든 경제, 어지러운 정치, 사회 혼란 등의 문제를 기막히게 해결한 왕이기 때문에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요즘 시대에도 맞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MBC '이산'

따라서 ‘이산’에서 묘사되는 정조의 모습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군주 정조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60부 중 아직 20부가 넘지 않은 ‘이산’은 현재 정조가 왕에 오르기 전 영조로부터 혹독하게 제왕학 교육을 받는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정조는 세손에 책봉된 이후 10년 넘게 영조로부터 능력을 검증받아야 했고 화완옹주나 정순왕후에게 견제를 당했다. 이 역시 드라마에 충실하게 반영되고 있다.

‘이산’은 앞으로도 영조의 뒤를 이어 조선의 임금이 된 정조의 모습을 충실하게 묘사할 듯 하다. 고난 끝에 왕위에 오른 뒤 규장각을 설치해 왕권을 강화한 정조는 그 힘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제도를 뜯어고치며 서얼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는 등 개혁군주로서의 면모를 펼친다. ‘이산’은 정조가 왕위에 올라 반대파의 공세 속에 선정을 펼치는 임금의 모습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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