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①]빅뱅, 비, 동방신기...대형가수 하반기에 몰린 세가지 이유

  • 등록 2008-09-22 오전 10:47:04

    수정 2008-09-22 오전 10:47:54

▲ 올 가을 박빙의 대결을 펼치게 될 가요계 별들. 빅뱅, 비, 동방신기(사진 왼쪽부터)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인기가수들이 하반기에 잇따라 컴백한다.

국내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월드스타 비를 비롯해 동방신기 빅뱅 김종국 신승훈 조성모 등이 음반을 냈거나 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보다는 약하지만 소녀시대, 브라운 아이즈 걸스, 원더걸스도 하반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거물급 스타들의 음반이 유독 하반기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계절별로 블록버스터가 골고루 배분돼 있는 영화나 시즌별로 대형 드라마가 포진해 있는 방송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 연말 시상식 위한 포석

이런 현상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연말 시상식과 관련이 있다.

공중파에서 실시하는 가요 시상식이 올해 열릴지는 의문이지만 케이블 음악방송 등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려면 최소한 10월에는 음반을 내야 한다.

가수들은 상과 무관하게 음악활동을 열심히 하지만 솔직히 상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왕이면 음악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가치 또한 인정받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연말에 시상식이 몰려 있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 특히 상반기에 아무리 좋은 활약을 펼쳐도 하반기에 별다른 활동 경력이 없으면 인정을 받지 못하다 보니 하반기에 활동 포커스를 맞추는 일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웃지 못 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상반기에 좋은 활약을 펼쳐 하반기에 휴식을 가져야 할 가수들도 싱글이라는 미명 아래 음반을 선보인다는 점이다. 싱글 마저도 못내는 가수들은 각종 버라이어티에 출연하거나 상반기에 내놓았던 앨범 중 한곡을 골라 무리하게 활동기간을 연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그동안 적잖은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연말 시상식을 겨냥해 급조된 음악을 양상하다 보니 준비 부족으로 치명적인 실패를 맛보기도 하고, 무리하게 활동 기간을 늘리다 보니 상반기 누린 인기가 퇴색하는 일 등도 종종 생기고 있다.

실제 모 가수는 하반기를 겨냥해 서둘러 음반을 내고 활동도 했지만 사실 지금은 적잖이 후회를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인기는 물론 새로운 반향을 이끌어내는 데도 실패했을 뿐 아니라 과거의 이름값에 오히려 생체기를 내는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상을 겨냥해 음반을 만들다보니 과거 히트곡에 연연하게 됐고 콘셉트에도 변화를 주지 못하면서 이 가수는 팬들의 냉대라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인기'에 '부'까지...행사 많은 연말, 가요계 최대 성수기

가을에 음반이 몰리는 또 다른 이유는 연말이 가요계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가수들의 주된 수입은 음반이나 음원 그리고 행사 등이다. 그러다보니 소비자가 구매력을 갖는 시기와 그렇지 않은 시기에 따라 수입에 따른 편차가 클 수밖에 없다.

수험생들이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수학능력평가시험과 크리스마스 등 다양한 행사가 연말에 몰려 있다. 때문에 연말이면 당연히 행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연말 보너스로 두둑해진 부모들 덕분에 10대들의 구매력도 최고조에 달한다.

연말 콘서트 또한 가수들에겐 매력적이다. 1년 내내 불황을 겪는 가수들도 12월 콘서트만큼은 대박이다. 수개월 전에 예약을 하지 않으면 공연장을 못 잡을 정도다. 수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노래를 부르고 싶은 가수라면 연말 음반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 대형 행사 피하는 것은 인지상정

가수들에겐 대형 이벤트나 행사를 피하라는 불문율이 있다. 국민적 관심과 매스컴의 눈길이 모두 그곳으로 쏠리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말 대선을 피해 음반이 나왔던 것이나 2년 전 월드컵을 피해 가을에 음반이 쏟아졌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올해도 8월에 올림픽이 있었고 이 여파는 9월로까지 이어졌다. 물론 빅뱅, 서태지, 이효리 등 정면승부로 성공을 일군 소신파들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수들은 이 시기를 피하고 보자 했고, 10월 이후로 음반 출시 계획을 미루면서 본격적인 가요계 가을대전이 시작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인가수 제작자들 사이에선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올림픽을 피해 가을께 음반 발매를 계획했는데 갑자기 대형가수들이 쏟아지면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건 불 보듯 뻔한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나름대로 높은 인기와 많은 음악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가수들이 잇따라 나오는 점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중소 기획사의 가수들에겐 더욱 추운 연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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