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①]버블, 모럴 해저드...연예계 이유있는 불황

  • 등록 2008-10-20 오전 11:17:08

    수정 2008-10-20 오전 11:18:19

▲ 영화계 불황이 계속되자 배우들이 자신들의 출연료를 자진해서 깎아 화제가 된 영화 '고사'와 '모던보이'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연예계가 불황이다. 가는 곳마다 "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며 입을 모은다. 가요 영화 방송 등 사람들이 조금만 모이면 '극심한 불황' 이야기뿐이다. 제작자는 돈을 구하러 동분서주하고 연예인들은 출연작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른다.

그렇다면 몇 년 전 산업화라는 이름 하에 엄청난 자본이 유입됐던 연예계가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불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일까.

연예계 관계자들은 그 원인을 경기 침체 등 외부적인 요소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솔직히 지금의 연예계 불황은 일부 연예계 관계자들이 자초한 면이 적지 않다. 가요 영화 방송, 분야별로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연예계는 해를 바꿔가며 분야별로 호황을 누렸다. 코스닥과 이동통신사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투자가 원활했던 까닭이 크다.

문제는 이 호황기 때 많은 분야에 거품이 형성됐다는 점이다.

먼저 배우 몸값. 코스닥 시장에 엔터주가 테마주로 형성되면서 매출을 위해 너도나도 연예인을 영입했고 이 과정에서 연예인들의 계약금은 엄청나게 부풀려졌다. 이름만 있으면 1,2억원의 계약금을 받는 것은 기본이고 스타급만 되면 계약금이 무려 5~10억원을 상회했다. 이뿐이 아니다. 제작사들은 연예인들을 잡기 위해 한 대에 수천만원하고, 한달 유지비가 수백만원이 드는 밴을 비롯 전담 코디 등 엄청난 비용을 연예인들에게 쏟아부었다. 한마디로 할리우드 스타 못지 않는 대접이었다.

드라마 영화 제작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자본이 유입되면서 연예인들을 잡기 위해 엄청난 개런티를 지불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제작사의 계약금 못지 않는 금액을 쏟아부었다.

부풀려진 것은 비단 배우 몸값 뿐만이 아니다. 감독 작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하기 위해 제작사들이 입도선매를 하다보니 웬만한 이름의 스타급 작가와 감독은 계약금이 10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 결과 모두 망했다. 코스닥 시장의 투기자본이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연예계는 패닉 상태를 맞게 됐다.

제작 편수는 평균 이하로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배우들은 출연할 작품을 못고르고 있다.
 
'모던보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고사' 등의 작품에서 배우들이 고통분담을 내세워 자신의 개런티를 대폭 깎고 있지만 불황은 쉽게 수그러들 분위기가 아니다.

거품 낀 몸값은 배우 자신들에게도 해가 되고 있다. 한번 높아진 몸값의 경우 쉽게 내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작사는 캐스팅을 꺼리게 되고 그러다보니 배우들도 출연이 힘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한때 열악한 촬영 분위기 때문에 드라마를 홀대하며 평생 되돌아볼 것같지 않던 배우들이 최근들어 잇따라 드라마를 찾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스타들의 거품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그 밑에 있는 일반배우나 스태프들이라는 점이다. 스타들의 경우 몇 년 벌어놓은 돈이 있어 쉬어도 그만이지만 일반적인 배우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거품과 함께 일부 기획사 대표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부이긴 하지만 얼마전 몇몇 제작사들은 지분을 위장분산시키거나 회사돈을 횡령해 문제를 낳기도 했다. 이는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 각 분야에서 크게 함몰되어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연예계가 지금의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경기불황 등 외적이 요인을 탓하기에 앞서 자기 스스로를 먼저 반성하고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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