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해 '에덴의 동쪽' 하차, 드라마 제작의 고질적 문제와 배우 책임론

  • 등록 2008-12-23 오전 11:34:27

    수정 2008-12-23 오후 12:15:56

▲ 이다해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이다해의 MBC ‘에덴의 동쪽’ 하차는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와 배우의 책임론이라는 두 가지 시각에서 볼 수 있다.

이번 일이 그동안 지적돼 온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로 인한 또 하나의 폐해이면서 배우로서 작품에 출연할 때 당연히 져야하는 의무의 포기로도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다해는 22일 ‘에덴의 동쪽’ 시청자 게시판에 남긴 글에서 “이 작품의 한 연기자로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 제 역할에 충실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지만 더 이상 이런 상태의 심신으로 연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라며 사실상 하차를 알렸다.

하차 이유는 이다해가 남긴 글의 “어느 때부턴가 제 연기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제가 혜린이를 이해할 수 없는데 어떻게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제 역할이 이유 없는, 자기답지 않은 말과 행동으로 바보처럼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역할은 곧 저니까요” 등의 부분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다해가 ‘에덴의 동쪽’에서 연기해온 민혜린 역은 이동철(송승헌 분), 이동욱(연정훈 분), 신명훈(박해진 분), 김지현(한지혜 분), 국영란(이연희 분) 등과 함께 주연의 한자리였다.

당초 민혜린은 언론재벌 한세일보 민회장의 둘째 딸로 명문대 법대를 수석 졸업한 수재이며 대학 시절 운동권 활동을 함께 한 이동욱을 사랑하지만 위기에 처한 이동욱을 형 이동철과 구하러 다니다 이동철에게로 마음이 향하는 인물로 설정됐다. 그러나 이런 설정과 달리 실제 드라마에서 민혜린은 그동안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지 못한 주변인 같은 캐릭터에 머물러왔으며 비중도 갈수록 줄었다. 이런 부분이 이다해가 하차를 결정하게 된 이유로 분석된다.

이다해가 글에 남겼듯이 끝까지 작품에 책임을 지고 역할에 충실해야 하는 게 연기자의 의무다. 아무리 비중이 작은 역할이라도 중도하차는 연기자가 의무를 다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며 자신의 이미지는 물론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의 완성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다해의 책임을 묻기 전에 국내 드라마의 제작 시스템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시놉시스, 또는 초반 몇회 분량의 대본만 확보한 채 캐스팅을 하고 촬영에 들어가면서 작가는 매주 방송 스케줄에 맞춰 다음 대본을 내놓는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의 문제는 ‘쪽대본’, ‘생방송 드라마’라는 비아냥과 함께 그동안 적잖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이다해의 하차도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대본이 나오면서 출연을 결정할 당시와는 갈수록 달라지는 캐릭터, 스토리 라인은 배우가 계속 연기를 하기에 정신적으로 힘들게 만드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캐스팅 당시 대본이 완고가 됐고 이다해가 이를 읽어본 뒤 출연을 결정했다면 중도하차 결정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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