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VS 로이스터' 슬럼프에 대처하는 두 감독의 자세

  • 등록 2009-06-05 오전 10:29:01

    수정 2009-06-05 오전 10:29:01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김성근 SK 감독과 로이스터 롯데 감독이 야구를 풀어가는 스타일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롯데의 화두처럼 되어 버린 타자(가르시아)의 슬럼프에 대해서도 그렇다. 처방전의 겉모습은 확연하게 다르다.

로이스터 감독은 "슬럼프에 빠진 타자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으냐"는 질문에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슬럼프에 빠지면 평상시보다 더 많은 훈련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타를 하고도 또 정규 훈련을 소화한다. 그러나 그런 것이 심리적인 부분을 해결해주진 못한다. 차라리 훈련을 쉬고 그 시간에 비디오 분석을 하며 무엇이 문제인지 차분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 낫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어 "나같으면 차라리 제주도에 내려가 쉬다 오겠다"는 농담을 덧붙이며 자신의 뜻을 좀 더 강조했다.

김성근 감독은 정반대다. 지난해 장마철에 접어들며 3경기 연속 취소가 되자 매일같이 타자들에게 1000번의 스윙을 지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하루 스윙 1000번'은 어지간한 팀의 스프링캠프 훈련량 보다도 많은 수치다.

부진 기미가 보이는 타자들은 여지없이 특타를 해야 한다. 12시면 운동장에 불려나와 쉼없이 배트를 휘두르다 보면 어느새 정규 훈련 시간. 이후엔 다른 선수들과 섞여 또 친다.
몇몇 지도자들은 김성근 감독의 방식을 비판하기도 한다. 일정 수준 기량에 올라온 선수가 하루에 1000번을 스윙한다고 특별히 더 나아질 것은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박재홍의 생각은 그래서 참고해 볼 필요가 있다. 박재홍은 '달인에게 묻는다' 인터뷰서 "솔직히 그렇게 많이 친다고 특별히 기술적으로 나아지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치면서 자꾸 생각을 하게 된다. '어제 그 타석에선 이렇게 치면 더 좋았을텐데' 라던가 '준비 자세에서 편안하게 서보면 어떨까' 같은 생각을 하며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한시간 동안 친 것에 만족하지 말고 그동안 무얼 얻었는지 생각하라"고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털어놓는 고민이 있다. "타석에서 생각이 너무 많아진다"는 것이다.

반대로 타격감이 좋을 땐 지극히 단순해진다. 하나만 노리고 들어가도 기가 막히게 그 공이 걸리곤 한다.

때문에 쓸데없는 생각을 지우는 것이 슬럼프 탈출의 가장 빠른 길이라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생각을 단순하게 만드는 것. 결국 로이스터 감독이나 김성근 감독 모두 선수들에게 원하는 것은 똑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비디오를 보고 있어도 또 쉼 없이 방망이를 휘두르면서도 결국 선수들이 지난 타석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게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로이스터 감독과 김성근 감독. 방식의 차이는 확연하지만 결국 뜻하는 바는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저 모두 야구일 뿐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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