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리그우승 4회, FA컵 3회 우승을 이끈 ‘돌아온 명장’ 오트마르 히츠펠트 감독이 새 사령탑으로 긴급 수혈됐지만 한번 가라앉은 팀 분위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성적 또한 ‘낮은 포복’을 계속했다. 34라운드를 소화하며 18승6무10패를 기록했는데, 바이에른 뮌헨이 한 시즌에 두 자릿수 이상의 패배를 허용한 건 1995-96시즌(19승5무10패) 이후 11년만의 일이라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히츠펠트 감독이 대대적인 라인업 개편 작업을 실시한 것 또한 ‘더 이상의 부진은 곤란하다’는 클럽 내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였다. 지난해 여름 뮌헨이 전력 보강을 목적으로 풀어놓은 쌈짓돈은 물경 7,000만유로(900억원)에 이른다. 아낌없는 투자를 통해 F.리베리(MF)를 비롯해 M.얀센(DF), M.클로제, L.토니(이상 FW) 등 기량이 검증된 선수들을 줄줄이 사들였다. FA선수 영입에도 공을 들여 제 호베르투, H.알틴톱(이상 MF) 등 알짜배기들을 확보했다. C.피사로, R.마카이, R.산타크루스(이상 FW), H.살리하미드지치, A.카리미, O.하그리브스(이상 MF) 등 떠난 자원들과 견줘 부족함 없는, 외려 실력과 이름값 공히 비교우위를 점하는 스타들이다.
성급한 판단은 피해야겠지만, 전체 일정의 절반인 17라운드를 소화하고 후반기 개막(1월29일)을 기다리는 현재까지 상황만을 놓고 보면 B.뮌헨의 쇄신정책은 성공적이라 평가할 만하다. 일단 리그 순위표 맨 위에 다시금 이름을 올려놓는데 성공했다. 10승6무1패(승점36점)로 2위 브레멘(11승3무3패)에 승점 차 없이 앞서 있다.
하지만 ‘잘 나가는 집’의 식구들이라 해서 모두가 함박웃음을 머금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팀 동료들을 멀찍이서 지켜보며 한숨을 내쉬는 인물들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전차군단의 미래’로 불리는 22살 젊은 공격수 루카스 포돌스키다. 쾰른 시절 3시즌 간 46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한데 힘입어 2006-07시즌 B.뮌헨의 부름을 받은 포돌스키는, 그러나 데뷔 무대이던 2006-07시즌 4골(22경기)에 그쳐 클럽 관계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긴 바 있다.
때문에 올 시즌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기대와 달리 좀처럼 출전시간을 늘리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신입 듀오’ 토니와 클로제의 득점 퍼레이드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벤치에 머무는 시간 또한 차츰 길어지는 분위기다. 올 시즌 포돌스키가 출전한 11차례의 경기 중 선발 횟수는 2차례에 불과했다. 그나마 풀타임을 소화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뛴 시간의 총합이 280분이니 경기당 25분 정도를 소화하는 수준에 그친 셈이다. 정규리그 일정의 절반이 지나갔음에도 아직까지 마수걸이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것 또한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부분이다.
감독의 ‘외면’과 선수 자신의 ‘골 침묵’이 지속되면서 분데스리가 내부에서는 포돌스키의 이적 또는 임대 관련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즌 초 리그 라이벌 베르더브레멘이 임대를 공식 제의하는 등 적극적인 영입 움직임을 보인데 이어 근래에는 맨체스터시티 등 프리미어리그 클럽들도 협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선수 자신은 “팀 내 주전경쟁에 주력할 것”이라며 잔류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지만 현지 언론들은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출전 기회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며 이적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근래 들어 A매치 출전 시간이 눈에 뜨게 줄어드는 등 클럽 내 주전 확보 실패의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유로2008 본선이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적극적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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