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의 분노와 몸쪽 승부의 미학

  • 등록 2007-07-15 오후 6:52:53

    수정 2007-07-15 오후 7:04:48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김성근 SK 감독은 15일 문학 두산전을 앞두고 팀을 향한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구체적 데이터까지 제시하며 많은 말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SK를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간과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발단은 14일 문학 두산전서 있었던 빈볼 시비와 그에 관한 기사 때문이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경기 후 홍보팀을 통해 "SK전서 우리 선수들이 많이 맞았기 때문에 항의했다"고 밝혔었다.

최근 시비가 계속되자 "내 뜻이 제대로 전달이 안돼 오해만 낳는 것 같다"며 말을 아끼겠다고 했던 그다. 미묘한 문제에 다시 목소리를 높인 이유는 뭘까.

자칫 최근의 잇단 시비가 팀 전체 분위기와 전력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15일 신경성 장염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2루수 정경배는 14일 김 감독을 찾아와 "수비 도중 상대의 플레이에 여러차례 어려움이 있었지만 비난은 자신에게만 쏟아지는 것 같다"며 답답함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 큰 문제는 투수들이 갖게 될 부담이다. 정당한 몸쪽 승부마저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게되면 전체적인 투수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불펜 중심 운영이 핵심인 SK 마운드엔 상대를 힘으로 압도할만한 투수가 그리 많지 않다. 기교 위주의 투수들마저 몸쪽으로 승부를 들어가지 못할 경우 상대에 난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할 수 있다.

계속된 시비는 결과적으로 투수들의 심리적 위축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투수력 약화로 이어진다. 마운드가 무너지면 SK가 그동안 공들여 쌓은 탑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만큼 투수에게 몸쪽 승부는 중요한 부분이다.

올시즌 최고 투수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두산 리오스의 경우를 보면 몸쪽 승부의 중요성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리오스는 몸쪽 승부를 활용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는 대표적 투수다.

리오스는 얼마 전 언론 인터뷰서 "몸쪽 승부는 반드시 필요하다. 어머니가 타석에 선다해도 몸쪽 공을 던질지 모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14일 현재 11개의 사구로 삼성 브라운에 이어 2위에 랭크돼 있다. 2002년 KIA에 입단한 뒤 작년까지는 5년 연속 1위였다.

그러나 그의 몸쪽 승부가 시비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정당한 승부로 여겨지기 때문에 부담없이 공을 던지고 위력은 더욱 배가된다. 지난 2003년 '두 경기 연속 사구 퇴장'이란 진기록을 갖고 있지만 당시엔 '타자의 머리에 맞으면 무조건 퇴장'이란 규정이 있었기에 일어난 일이었지 고의성은 없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김성근 감독은 두산측이 "레이번은 번트 모션을 취하면 몸쪽으로 공이 날아온다. 이전까지 4번이나 그런 일이 있었다(몸에 맞는 볼은 1번이며 타자는 최준석)"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렇게 반박했다.

"희생 번트 나오는데 몸에 맞힐 투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실제 몸에 맞을 만한 공이 많았다면 번트 모션이 나오면 제구가 흔들린다는 분석이 가능하지 않겠나. 그런 부분을 반대로 파고드는 것이 야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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