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진, '트럭'으로 '틀'을 깨다..."만날 웃기기만 할 수 있나요?"

  • 등록 2008-10-01 오후 12:04:55

    수정 2008-10-01 오후 12:07:06

▲ 유해진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트럭’은 어느 영화보다 부담이 많이 됐어요. 제가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커졌잖아요.”

배우 유해진은 자신이 주연을 맡은 영화 ‘트럭’(감독 권형진, 제작 싸이더스FNH)의 개봉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초조해하는 듯했다.

단독 타이틀롤로는 처음으로 영화를 이끌어야 하는 데다, 그동안 코믹한 이미지로 인기를 끌어왔던 자신이 2005년 개봉된 ‘혈의 누’ 이후 3년 만에 스릴러 영화에 출연하며 캐릭터 변신을 한 만큼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몰라서다.

하지만 유해진은 이제 그런 부담에서 벗어나도 될 법하다. ‘트럭’이 지난 9월25일 개봉 이후 첫 주말에 2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 유해진

◇ 정답에 가까울 거라는 믿음 '통했다'

“아픈 딸을 둔 아버지의 심정은 어떨까…. 그걸 연기하는 게 가장 큰 숙제였죠.”

‘트럭’에서 유해진이 맡은 역할은 화물 트럭을 몰며 어린 딸과 홀어머니를 돌보는 정철민. 극중 철민은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한 딸이 갑자기 쓰러지고 수술비 마련을 위해 위험한 도박판에 끼어들었다가 사기를 당해 자신과 딸의 생명을 담보로 시체를 남몰래 버려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철민은 트럭에 시체를 싣고 가다 연쇄살인범 김영호(진구 범)를 태우면서 위험한 질주를 한다.

그러다 보니 철민의 모든 행동의 근원에는 딸이라는 존재가 깔려있어야 했다. 그동안 많은 작품에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명품 배우’로 입지를 다진 유해진도 아직 미혼인 터라 이를 연기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던 모양이다.

유해진은 “병원에서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부모들의 모습을 멀찍이서 바라보며 조금이나마 그 마음을 느껴보려고 했어요. 그런 간접경험이 정답에 가까울 거라고 믿고 가는 수밖에 없었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객들의 성원은 유해진이 정답에 근접했다는 방증일 터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유해진의 코믹한 기존 이미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분명 기존 모습이 어디에서든 묻어날 거라는 기대 또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유해진은 이 영화에서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순박한 트럭 운전사, 아이를 걱정하는 아버지, 시체를 운반해야 하는 상황 등 위협을 받을 때는 두려움에 벌벌 떠는 소시민일 뿐이다.
 
▲ 유해진

그런 변신이 선뜻 내켰을까? 정작 연기를 하고 나서 자신도 관객들이 보일 반응에 부담을 느낄 정도면서 말이다.

그러나 유해진은 “만날 코믹한 캐릭터만 연기할 수는 없잖아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배우의 책임이고 의무니까요. 저를 좋아하는 팬들도 그걸 원할 거고 그 팬들과 오래도록 같이 보려면 다양한 연기를 해야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해진은 “변신이나 흥행에 중점을 두고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아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굳이 전체가 아니더라도 뭔가 하나라도 꽂히면 출연을 결정하곤 하죠”라며 “이번 ‘트럭’은 시나리오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술술 읽히고 그 다음이 궁금해지고. 흥미로움이 내내 있었죠”라고 ‘트럭’ 출연을 결정한 배경을 덧붙였다.

유해진은 ‘변신’ 등 주위의 평가와 관계없이 ‘트럭’에서의 연기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실제 자신의 캐릭터가 많이 묻어났다고 했다. 그런 연기로 영화도 순탄한 출발을 했으니 유해진은 배우로서 올 가을 남부럽지 않은 풍성한 수확을 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게다.

“제가 배우를 하는 한, 제 이름 앞에 붙는 ‘배우’라는 단어에 부끄럽지 않게 책임을 지면서 살고 싶어요.”

유해진은 이번에도 ‘배우’라는 타이틀을 더 오래 가져갈 수 있는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사진=김정욱 기자)

▶ 관련기사 ◀
☞[가을 스크린 3색 대전②]'제2의 추격자' 노린다, '외톨이'vs'트럭'
☞유해진 "'스릴러-유해진' 낯설지 않을 것"
☞[포토]유해진-진구, ''트럭' 타고 '추격자' 흥행 추격'
☞[포토]유해진-진구, '한국형 스릴러의 진수를 보여주마'
☞['강철중' 300만 돌파⑤]이문식 유해진 연제욱, '강철중' 빛낸 명품조연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집중'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박결, 손 무슨 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