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方天下①]동방신기, '진화하는 아이돌' 새 역사를 쓰다

  • 등록 2008-11-21 오후 1:50:53

    수정 2008-11-21 오후 1:51:50

▲ 그룹 동방신기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인기그룹 동방신기가 아이돌(Idol) 그룹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현재 한국을 비롯 아시아는 동방신기 천하다. 동방신기는 4집 ‘미로틱’으로 한국을 비롯, 일본, 태국 등의 음반 차트를 석권함과 동시에 각종 상을 휩쓸고 있다. 지난 10월 아시아 최고 음악시장인 일본에서는 ‘주문-미로틱’으로 오리콘 데일리와 위클리 싱글차트 정상에 올랐고, 태국에서도 현재 음반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동방신기는 지난 15일 열린 '2008 Mnet KM 뮤직 페스티벌'에서 ‘올해의 앨범상’ 등 5관왕을 차지하며 오랜 해외 활동에도 흔들림 없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 아이돌그룹임을 다시 한번 만전하에 입증해보였다.

특히 지난 20일 인터넷 음반 집계 사이트 한터차트에 따르면 동방신기의 4집 ‘미로틱-주문’은 음반 판매 30만장을 돌파했다. 소속사 자체 집계에 따르면 현재 36만 여장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
 
음반 불황 시대, 지난 2년간 ‘30만장’은 물론 ‘20만장’을 돌파한 가수가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기록이다. 올스타 혈전이라 불리며 가요계 최고의 활황이라 불리고 있는 올 해에도 김동률, 빅뱅, 브라운 아이즈, 서태지 등이 음반판매 10만장을 넘겼을 뿐 20만장의 벽을 뛰어 넘은 가수는 전무했다.

아이돌 댄스그룹으로서 동방신기의 이 같은 선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반적으로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면 오디오형 가수가 아닌 비주얼형 가수라고 생각하기 쉽다. 때문에 아이돌 그룹의 노래는 대부분 TV나 인터넷을 통해 '공짜' 혹은 '저렴한 가격'에 소비되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동방신기는 지난 2004년 데뷔해 총 4장의 정규앨범을 발매, 선보이는 음반마다 30만장에 가까운 앨범 판매고를 올려왔다. 특히 ‘100만장’을 호령하던 가수들이 음반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한 지난 2004년을 기점으로 10만장 남짓으로 급격히 추락한 것과 비교하면 동방신기의 꾸준한 음반판매 기록은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 그룹 동방신기


◇ 동방신기, '아이돌=컬러링 가수'의 등식을 깨다

동방신기의 이와 같은 음반 강세에 대해 대중음악평론가 김 작가는 아이돌그룹 중 팬들의 충성도가 가장 높은 그룹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고 평가했다.

김 작가는 “동방신기 팬들은 소비의 형태가 강한 컬러링 등 디지털 음원보다는 소장의 의미가 강한 음반을 구매하는 편”이라며 “이는 음반구매라는 형식을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에게 일종의 ‘존경’을 표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음원시대에 음반을 산다는 건 팬들이 가수의 음악적 가치를 인정한다는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동방신기의 음반 강세의 또 다른 이유로 그들이 음반 시장이 괴멸하기 직전에 나온 마지막 아이돌그룹이었음도 강조해 말했다.

김 작가는 “빅뱅이나 원더걸스는 CD 구입이라는 개념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을 때 나온 그룹인 반면, 동방신기는 그래도 CD 구입이 낯설지 않았던 시기에 데뷔한 그룹”이라며 “이 때부터 동방신기를 좋아한 팬들은 CD 구입에 있어 일종의 관성을 가지게 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동방신기가 10대 뿐만 아니라 30대 여성들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연령대의 팬층을 갖고 있는 것도 음반 판매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특히 이번 4집 활동에서 동방신기 멤버들은 기존 소년 같은 이미지를 벗고 패션 등에서 성숙한 남성의 이미지를 어필해 20대 중반 이상의 여성 팬들에게 큰 지지를 받기도 했다.

◇ '콘텐츠의 힘!'...동방신기가 아시아에서 통하는 이유

그렇다면 동방신기 멤버들의 음악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에서 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동방신기 다섯 멤버들이 갖고 있는 ‘콘텐츠’의 힘에서 비롯된다. 동방신기는 멤버들이 모두 노래와 춤을 라이브로 소화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아이돌 그룹 중 하나다. 동방신기는 데뷔 후 모든 무대를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모두 라이브로 소화했다. 또 3년 전부터 일본 현지에서 다수의 소규모 공연 등을 통해 키운 라이브 실력은 이번 4집 활동에서도 오롯이 확인됐다. 훤칠한 키와 준수한 외모 또한 아이돌 그룹으로서 동방신기가 지닌 장점이다.

이런 외적 토대를 발판 삼아 동방신기는 음악 콘텐츠에도 ‘글로벌화’를 시도했다. 보아의 일본 진출 성공을 맛본 SM엔터테인먼트는 동방신기의 글로벌화를 위해 이번 4집의 경우 일본과 미국 등 해외 뮤지션들에게 곡 작업을 맡겼다. 이 중에는 보아의 미국 데뷔곡 '잇 유 업’을 작곡한 블러디&아방도 포함돼 있다. 단순히 현 가요계의 주 키워드라 할 수 있는 복고풍 혹은 가벼운 일렉트로닉 댄스 음악을 택하는 대신 조금 무거울 수는 있지만 세련되고 무게감 있는 유럽풍 스타일의 댄스곡을 앨범에 담았다.

임진모 음악평론가는 “동방신기 같은 경우는 이미지와 퍼포먼스 그리고 음악 모든 부분에서 비판 받을 요소가 적은 댄스그룹”이라며 “특히 이번 4집의 경우는 음악 또한 ‘웰메이드’라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작가는 “동방신기가 아이돌의 최대 격전지인 일본에서 각광 받고 있는 이유는 동방신기가 그 만큼의 콘텐츠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 동안 일본에서도 노래와 춤 그리고 외모를 모두 만족시킬 아이돌 그룹이 없었는데 동방신기가 이 부분에서 현지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엠넷의 김기웅 CP는 이런 동방신기를 “H.O.T 같은 1세대 아이돌이 남긴 한계를 뛰어 넘는 진화된 아이돌”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 그룹 동방신기

◇ '유닛 활동은 NO!'...동방신기의 '이유있는' 고집

동방신기는 또 유닛 활동을 최대한 자제함으로서 그룹의 이미지 부각을 극대화했다. 최근 아이돌그룹 멤버들의 유닛 활동이 대세를 이루고는 있지만 동방신기 멤버들은 한 번도 본격적인 유닛 활동을 해 본 적이 없다.

유닛 활동은 노출을 극대화해 그룹의 인지도 상승을 꾀할 수는 있지만 잦은 노출로 인하며 그만큼 기존 그룹의 이미지를 식상하게 할 위험도 공존한다. 또 유닛 활동 할 때의 모습과 그룹으로서 함께 활동할 때의 모습이 교차 돼 오히려 본 그룹의 이미지를 흐트러 뜨릴 수 있는 단점도 있다.
 
동방신기의 그룹 위주의 활동은 이런 위험과 단점을 애초에 차단하고 동시에 앨범의 파급력을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SM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동방신기의 유닛 활동은 앞으로도 별 다른 계획이 없다”면서 “동방신기는 그룹 활동을 가장 우선시 하는 그룹”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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