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리뷰]'나는 비와 함께 간다', 21세기에 예수가 재림한다면?

  • 등록 2009-10-11 오후 5:08:54

    수정 2009-11-30 오전 11:32:44

▲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21세기에 예수가 재림한다면?’

한국의 이병헌, 미국 조쉬 하트넷, 일본 기무라 타쿠야가 함께 출연해 관심을 모으는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I come with the rain’, 감독 트란 안 홍)는 이같은 가정에서 출발한 듯하다.

예수가 지금 세상에 다시 인간의 아들로 태어난다면 과거 역사가 되풀이될지 아니면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질지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전직 형사인 클라인(조쉬 하트넷 분), 홍콩 마피아 보스 수동포(이병헌 분)가 각자 다른 사정으로 뒤를 좇게 되는 일본 대부호의 사라진 아들 시타오(기무라 타쿠야 분)가 이 영화에서 예수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시타오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 상처를 자신의 몸으로 옮기고 그 사람들의 아픔은 치유하는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사람이다. 더구나 심성도 곱다. 실종되기 전 그는 필리핀에서 고아원을 운영했다. 또 자신은 끊임없이 고통을 받으면서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능력을 아끼지 않고 발휘한다. ‘절대 선’의 상징이다.

시타오가 예수를 상징한다는 것은 장면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자신을 위협하는 무리들에 의해 손에 못이 박히기도 하고 신을 추종하는 사람에 의해 고통으로 거동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금박을 뒤집어쓰기도 한다. 그가 절정의 고통에서 부르짖는 것은 “아버지”다.
 
클라인은 대부호의 의뢰를 받고 필리핀에서 홍콩으로 시타오의 흔적을 찾아다닌다. 클라인은 선에 가까운 것 같지만 ‘절대 선’은 아니다. ‘악’만 아닐 뿐이다. 그는 형사시절 잡은 연쇄살인범과 관련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영화는 클라인에게서 지워지지 않는 연쇄살인범과 관련된 악몽들을 틈틈이 보여준다. 클라인은 시타오의 능력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그를 찾아 아버지에게 인계하는 것이 목표다.

수동포는 악이지만 ‘절대 악’은 아니다. 자신을 위해 사람 하나 죽이는 것쯤 눈도 한번 깜빡 안하고 할 인물이지만 사랑하는 여자(트란 누 옌케 분)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남자다. 그가 노숙자처럼 생활하는 시타오를 찾게 되는 것도 사랑하는 여자 때문이다.

 
▲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시타오와 대칭점에 있는 ‘악마’라고 표현해도 부족함이 없을 ‘절대 악’은 오히려 클라인의 기억 속에서 떠나지 않는 연쇄살인범이다.

조쉬 하트넷과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는 국적은 다르지만 각각 맡은 캐릭터를 무리 없이 소화해 냈다. 이병헌과 기무라 타쿠야 모두 표정과 행동으로 악과 절대 선의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두 사람은 조쉬 하트넷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게 한다.

징그러운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통해 ‘절대 선’의 가치는 더욱 부각되는 듯하다.

그러나 그 ‘절대 선’은 영화 속에서 필요에 의해 다른 사람들이 찾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 있는 ‘절대 선’은 신이라고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신격화되지 못한다.

당신이라면 21세기에 나타난 신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이런 물음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15일 개봉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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