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 열전①]'가시 돋힌 유혹'...CF스타의 빛과 그림자

  • 등록 2008-03-20 오후 1:15:38

    수정 2008-03-20 오후 4:33:21

▲ 사진=한대욱기자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흔히 CF를 30초의 예술이라고 한다. 짧은 시간에 충분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CF는 강렬한 이미지를 추구하게 마련이다. CF 속 스타의 잔상이 강하고 또 대중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CF로 구축된, 혹은 CF가 원하는 스타의 이미지는 해당 연예인에게 득이 되기도 하고 때론 독이 되기도 한다.

CF에서 각광받는 스타의 첫번째 조건은 물론 인지도다. 그 다음으로는 자기관리를 들 수 있다. 하지만 인지도가 높고 자기관리를 잘했다고 해서 모든 스타가 다 CF에서 주가를 올릴 수 있는 건 아니다.

단적으로 '월드스타' 전도연만 봐도 그렇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그녀지만 CF로 기억을 옮겨보면 잔상이 흐릿하다.

전도연은 비슷한 캐릭터를 두 번 연기하는 법이 없다. '내 마음의 풍금' '피도 눈물도 없이' '스캔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약속' 그리고 '밀양'까지 그녀의 필모그래피를 되짚어보면 배우 전도연의 다양한 얼굴이 그려진다. 97년 영화 데뷔작 '접속' 이후 '칸의 여왕'이란 칭호를 안긴 '밀양'까지 전도연은 줄곧 연기파 여배우의 가장 윗자리에 자리해왔다.

그러나 전도연은 유명세에 비해 CF에 자주 나오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급스럽다' '청순하다' '엽기적이다' 등 한마디로 규정될만한 특정 이미지가 없기 때문이다.

전도연이 '해피엔드' 당시 겪은 일화가 있다. 전도연의 노출신으로 화제가 된 '해피엔드' 시사회에 광고주를 불렀더니 얼굴빛이 변했고, 이후 광고 재계약이 불발로 끝났다는 것이 그것이다.

전도연의 사례는 CF 스타의 어두운 단면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광고대행사에 몸 담고 있는 한 관계자는 "CF에서는 존재감만으로도 브랜드 가치가 상승되는 빅모델이 가장 우선적으로 선호되는데 이를 위해선 베일에 쌓인 듯한 신비감을 지녀야 하고, '고급스럽거나' '귀엽거나' '유쾌하거나' 등 단일화된 특정 이미지를 갖고 있는 스타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 말을 역으로 풀어보면 매 작품에서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는 다작 연기파 배우의 경우 CF에선 빛을 발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거액의 개런티가 보장되는 CF는 스타들에게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유혹이 강렬한만큼 위험부담도 상당한 게 사실이다. 연기와 CF,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는 게 옳다.

한해 10여개, 많게는 20여개 CF에 얼굴을 보이면서 영화나 드라마에는 한편도 출연하지 않는 CF 톱스타들이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생겨나고 있다.

한 톱스타 기획사의 매니저는 "CF에만 출연하는 스타들에게도 나름의 사연과 고충이 있다"며 "CF에 꾸준히 출연하려면 광고주가 원하는 이미지를 고려해 활동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 보니 작품 선택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고, 개성이 강하거나 CF 이미지에 반하는 캐릭터의 작품 출연은 일단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CF의 유혹을 미처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일명 CF 톱스타들이 분명 알아야할 것이 있다. 배우는 작품으로, 가수는 노래로 '대중'과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배우 전도연은 스타이길 포기하는 대신 연기자의 길을 택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만약 무언가를 팔고자 한다면 그건 인간 전도연이 아닌, 배우 전도연이 출연한 작품일 것이다'고 말이다.

스타에게 CF는 좀처럼 뿌리치기 힘든 달콤한 유혹이다. 하지만 그 속엔 '가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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