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우, "진짜 '나쁜 놈'이래요"

  • 등록 2009-06-22 오전 11:54:04

    수정 2009-06-22 오후 12:38:45

▲ 드라마 '남자이야기'로 악역 변신에 성공한 김강우(사진=한대욱기자)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채도우...무시무시하더군요. 목적을 위해서라면 사람도 죽일 수 있고. 심지어 자신이 궁지에 몰리니까 아내에게 '옛 남자 찾아가서 도와 달라 부탁해'라며 아무렇지 않게 얘기해요. 보통 사람의 생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죠."

김강우는 지난 9일 방송을 끝으로 채도우를 떠나보냈다. 비록 시청률은 낮았지만 '남자이야기'는 시청률 30%의 대박 드라마도 부럽지 않을 적지 않은 결실을 거뒀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김강우의 악역 발견이 아니었을까.

김강우는 '남자이야기'로 처음 악역에 도전했다. 그 동안 김강우란 사람에게 씌어져 있던 반듯한 이미지는 이 작품 하나로 깨졌다.

"드라마의 파급효과는 역시 큰가 봐요. '남자이야기' 전까지만 해도 반듯하고 성실한 이미지였는데 한 순간에 '나쁜 놈'이 돼버렸어요. 주변에서도 '나쁜 놈'이라고 놀려요."(웃음)

그 주변인들 중에는 김강우의 여자친구도 포함돼 있다. 자신의 성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주변인들조차 '나쁜 놈'이라고 하는 게 의아하면서도 나쁘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만큼 채도우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 해리성정체감장애(다중인격장애)를 보이던 채도우가 김신(박용우 분)에게 미소를 보이며 사실은 '연기중'임을 넌지시 알려주던 장면은 안방극장을 전율케 했을 정도다.
▲ 김강우는 눈빛, 표정, 몸짓...온몸으로 채도우를 연기했다(사진=한대욱기자)

하지만 이 장면은 김강우를 가장 힘들게 했다. 정신 장애가 있는 환자여야 했고 알고 보니 그것이 거짓이었음을 연기로 이해시켜야 하는 김강우의 입장에선 막막한 촬영이었다. 그는 "어린 아이의 모습, 동물적인 모습, 천재적인 모습 등등 여러 가지 캐릭터를 한 순간에 표현해야 하는 작업이 사실은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게다가 이 장면의 대본이 촬영 전날 전달됐는데 촬영 준비에 공을 많이 들이는 김강우에겐 너무나 어려운 숙제일 수밖에 없었다. 해리성정체감장애란 것이 어떤 것인지, 이를 어떻게 연기로 표현하고 어떤 디테일을 활용해야 할지 제한된 시간 내에서 연구하느라 진땀이 났다.

하지만 그런 과정상의 걱정은 결과물로 단박에 떨쳐낼 수 있었다. 드라마가 종영된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채도우에 대한 얘기들로 가득 차 있다. 김강우는 채도우란 캐릭터를 만나 좀 더 색깔 있는 배우로 거듭났으며 이로써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 단계 더 넓힐 수 있었다. 어떤 이는 그를 연기 대상감이라고 평하면서 시청률의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남자이야기'가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저희 팀 분위기는 시청률 30% 못지않았어요. 드라마가 끝난 후 다 같이 부산으로 MT도 다녀오고. 이 드라마는 여러 가지로 제 기억에 오랫동안 남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 (사진=한대욱기자)

물론 김강우에게도 아쉬움이 전혀 없진 않다. 그는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채도우를 100% 이해할 수 없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그를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더욱 파괴적인 인물로 표현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강우는 앞으로 자신의 연기 인생에 있어 이번 작품만큼 무시무시한 내면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를 언제 또 맡을 수 있겠냐며 '남자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했다.

그는 이번에 어둡고 무거운 캐릭터를 연기했으니까 차기작은 밝고 가벼운 정반대의 캐릭터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몸에 탈이 나지 않듯 연기도 밸런스를 맞춰가며 차분히 내공을 쌓고 싶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바람처럼 '남자이야기2'가 만들어진다면 또 채도우를, 채도우를 연기하는 김강우의 모습을 기대볼 수 있지 않을까.

"'남자이야기2'가 나오면요? 글쎄요. 만들어진다고 해도 오리지널만큼 임팩트가 있을 것 같진 않아요. 그래도 '남자이야기2'가 만들어져서 또 출연 제의를 받으면 하지 않겠어요? 재미있을 것 같은데…."(웃음)
▲ (사진=한대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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