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형부와 처제 사이, 심리적 도발에 끌려"

  • 등록 2009-10-21 오후 2:42:56

    수정 2009-10-21 오후 2:47:25

▲ 이선균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박찬옥 감독의 신작 ‘파주’(제작 TPS컴퍼니)는 형부와 처제 사이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그동안 부드럽고 로맨틱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다가왔던 이선균은 이 작품을 통해 어둡고 침울한 정서를 바탕으로 고뇌하는 캐릭터를 보여준다. 이선균이 연기한 중식은 학생 운동 중 수배를 피해 파주로 내려온 신학대 학생으로 처제인 은모(서우 분)에 대한 감정으로 괴로워한다.

오는 29일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선균은 복잡한 내면연기를 할 수 있는 중식의 캐릭터를 통해 ‘로맨틱 가이’의 이미지를 벗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어떤 목표를 향해 수직적으로 올라가려는 연예인보다는 스크린과 무대를 통해 인생의 넓이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영화에 출연한 계기는?

▲ 우선 ‘질투는 나의 힘’을 연출한 박찬옥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무척 하고 싶었다. 또한 명필름에서 제작한다는 점도 끌렸다. 그리고 활동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로맨틱 가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전형성을 갖춰야 하는 드라마속 캐릭터였을 뿐이다. ‘파주’의 시나리오를 보니 중식은 굉장히 어둡고 아픔도 큰 인물이란 점이 매력적이었다.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닌 입체적인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는 배우에게 무척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 10월 박찬옥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는 캐스팅이 안 되는 줄 알았다. 정작 만났는데 별 말씀이 없으셔서 나를 탐탁지 않아 하시나보다 하며 마음을 접었었다.

-형부를 사랑하는 처제라는 내용이 사뭇 도발적이다.

▲ 형부와 처제의 금기된 관계를 중심에 놓은 작품은 맞다. 포스터나 예고편을 보면 매우 섹스어필할 거 같은데 형부와 처제사이에 그런 것은 없다. 다만 둘 사이의 심리적인 도발이 있다.

형부와 처제사이인 중식과 은모가 어느 순간부터 가족이 되어 있고 중식은 은모에 대한 감정이 한 번도 사랑이라고 생각을 안했는데 나중에 그게 사랑이라고 깨달으면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많이 담겨있다. 그러한 관계의 모호성을 영화 속 안개처럼 작품이 표현하고 있다.

-이전에 출연했던 ‘우리동네’나 ‘로맨틱 아일랜드’ 혹은 드라마 ‘하얀거탑’이나 ‘커피프린스 1호점’에 비해 ‘파주’라는 작품이 지닌 대중성은 약할 것 같은데 주저하지 않았나?

▲ ‘파주’가 최근 충무로에서 회자되고 있는 웰메이드 상업영화라고 말하긴 어렵다. 규모도 크고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주는 그러한 영화는 아닌 듯싶다. 이야기 전개 방식도 굉장히 느리고 극적인 갈등을 증폭시키는 장치도 없다.

다만 영화 속 인물들 간의 긴장과 힘을 가지고 영화가 전개 된다. 영화 속 장소와 거기에 있는 인물의 공기도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큰 재미는 없지만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즐기시면 매우 흥미로운 영화다. 많은 관객들이 좋아할 수는 없겠지만 영화에 조금 더 진지하게 접근하려는 관객들에게는 분명 좋은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 이선균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 박찬옥 감독은 진중한 고민을 던져주시는 분이었다. 정말 디테일이 좋다. 감독님은 매번 모니터 같이 확인하고 심지어 단역들한테도 모니터 확인해보고 피드백을 해주셨다. 그렇게 디테일하고 친절한 감독님을 보면 시골 소녀같기도 했고 또 어떻게 보면 큰형 같은 느낌도 들었다.

같이 출연한 서우와 심이영, 김보영 등 여배우들과는 정말 격의 없이 지냈다. 현장에서 여배우들과 이번처럼 스스럼없이 지냈던 적은 처음이었다. 다만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데 겨울에 영화를 촬영해서 무척 추웠다. 내복을 잔뜩 껴입고 있었더니 여배우들이 “오빠 너무 깨요”라며 놀리곤 했다

-이제 이선균이란 배우는 CF에도 출연하고 드라마에도 출연하는 등 스타가 됐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데뷔 하면서 목표했던 것인지 궁금하다

▲ 살면서 그다지 목표를 두고 어떤 일을 하는 편은 아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인기가 많아진 것 같고. 절 아는 사람들이 놀리듯 ‘로맨틱 가이’라는 수식어가 달릴지 정말 꿈에도 몰랐다. 뮤지컬을 하다 운 좋게 드라마와 영화에 데뷔하고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좋은 분들을 마나게 되면서 삶이 좀 넓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넓어지는 것에는 욕심이 있지만 돈과 명예를 더 얻어야 한다는 수직적인 욕심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다. 사실 위로 올라갔다가 떨어지면 얼마나 아프겠냐?

▲ 이선균

-하지만 배우로서 영화제 같은데서 상을 타보고 싶은 욕심은 있지 않겠냐?

▲ 일단 ‘파주’가 올해 베니스영화제 본선 예심에서 떨어졌다.(웃음) 그 소식을 듣고 아쉽긴 했었다. 근데 다른 것보다 아무래도 영화가 해외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면 그게 홍보에 도움이 된다. '파주'는 좀 잘되어서 박찬옥 감독의 차기작이 더 빨리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좋은 감독인데 7년만에 영화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안타깝다.


(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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