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 인물탐구②]빅뱅 인터뷰..."우리 음악이 통하는 까닭?"

  • 등록 2008-09-24 오후 2:32:46

    수정 2008-09-24 오후 3:12:03

▲ 빅뱅(사진=YG 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인터뷰 약속이 있던 날, 공교롭게도 빅뱅은 뮤직비디오 촬영으로 밤을 꼴딱 샌 후였다. '아뿔싸...'. 이런 경우는 십중팔구 인터뷰가 원만히 진행되기 힘들다. 비몽사몽 간에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간 약속을 정확히 정해놓은 것도 아니어서 내심 걱정도 컸다. 하지만 지난 2년간 그들은 나이답지 않은 프로페셔널 한 모습을 보여줬고, 그 점 하나 믿고 인터뷰를 감행했다. 그리고 빅뱅 멤버들은 제법 진솔한 대답으로 기대에 200% 부응했다.

확실히 2년간의 시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데뷔 초창기 때만 해도 기자의 질문에 누가 답할 지를 놓고도 뜸을 들이던 친구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생각을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빅뱅은 지난 8월 발표한 세 번째 미니앨범 ‘스탠드 업’으로 6~7개월 만에 멤버 전원이 뭉쳐 활동을 하고 있다. ‘스탠드 업’은 먼저 발표한 2장의 미니앨범에 이어 1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각종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휩쓸고 있다. “빅뱅은 다섯 명일 때 가장 빛난다”는 멤버 탑의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결과다. 

인터뷰 중 빅뱅은 자신들의 음악 그리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 이야기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왜 자신들의 음악이 10대뿐만 아니라 20, 30대까지 좋아하는지를 묻자, 태양은 “빅뱅의 음악은 감성을 채워주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최근 클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음악들은 그냥 듣고 흘려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가 잘나서가 아니라 빅뱅의 음악은 제가 느끼기에도 트렌드와 감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측면이 있어요. 그 감성은 물론 멜로디에 있구요.”

‘거짓말’과 ‘하루하루’는 장르적으론 일렉트로닉 계열에 속하지만 테크토닉과 달리 따뜻한 감성이 느껴진다는 차이가 있다. 그건 피아노 선율이 만들어내는 멜로디 덕분이고 태양은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탑은 자신들의 음악을 ‘옷’에 비유하며 또 다른 이유를 들어보였다.

“남이 입혀주는 옷은 아무리 예뻐도 어색한 것 같아요. 저희는 남이 만들어주는 음악을 그냥 받아들이기 보다는 멤버들의 스타일에 어울리게 변형시키거나 하고 싶은 음악을 직접 하거든요.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서 하니까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밖에 없는 거죠.”

탑은 이번 앨범에 자신의 자작곡 ‘착한 사람’을 실었다. 그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착한 사람’을 듣고 의외의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차분한 보사노바 리듬이 그의 랩을 부드럽게 감싸며 전체적으로 감미로움을 더한다. ‘빅보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그는 최근 보사노바와 샹송 등의 낯선 음악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힙합을 들어온 그는 최근 다른 장르에도 귀를 기울이게 됐고 그 결과물이 ‘착한 사람’으로 나타난 것이다.

다른 멤버들이 요즘 빠져 사는 음악도 궁금하긴 마찬가지다. 막내 승리는 밴드음악에 빠졌다고 한다. 노브레인과 ‘오 마이 프렌드’(Oh My Friend)를 작업하면서 밴드음악에 더 관심을 갖게 됐다는 승리는 마룬5, 서태지, 노브레인 등의 음악을 즐겨 듣고 있다.  

“밴드음악은 노래뿐만 아니라 연주도 라이브로 한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냥 노래만 할 때보다 훨씬 더 관객들을 움직이는 힘이 크거든요. 나중에 솔로 앨범을 내게 되면 밴드음악을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활동 끝나면 진지하게 기타도 배워볼 생각이에요.”

태양과 대성은 같은 뮤지션의 음악에 심취해 있다. 비욘세 놀즈, 제니퍼 로페즈,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팝스타들과 작업해온 유명 프로듀서 션 가렛이다. 대성을 통해 이 뮤지션을 알게 됐다는 태양은 일본에 갔을 무렵 션 가렛과 우연히 만난 사연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본에 갔을 때 엘리베이터에서 한 흑인을 만났는데 한 눈에 뮤지션임을 알겠더라고요. 속으로 누구지, 누구지 계속 생각하고 있는데 대성이가 ‘션 가렛이다’고 말해줬어요. 그때 일이 반갑기도 하고 그 분이 그동안 프로듀서로만 활동하다가 얼마 전에 첫 앨범을 냈어요. 그래서 요즘 대성이와 함께 션 가렛의 음악에 빠져 살지요.”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도 빅뱅은 틈이 날 때마다 여러 음악에 귀를 열어두려고 자신들의 음악적 자양분을 쌓는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었다. 이 덕분에 빅뱅은 흑인 음악에만 갇혀 있지 않고 일렉, 록, 보사노바 등 자유롭게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었다. 탑은 빅뱅의 음악적 목표를 이렇게 얘기했다.

“빅뱅에게 한계는 없는 것 같아요. 그건 아마 저희가 따로 목표를 두지 않기 때문일 거예요. 아직은 보여줄 게 너무 많고, 각자 해보고 싶은 것들도 너무 많죠. 힙합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찾아 시도해보는 것도 그래서죠. 원하는 걸 간절히 바라면 소원이 이뤄진다고 하잖아요. 언젠가 음악으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그룹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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