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용은 잊어라' 이승엽의 '8천만엔'에 담긴 의미

  • 등록 2010-11-26 오후 4:17:55

    수정 2010-11-26 오후 4:20:26

▲ 이승엽
[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국민 타자' 이승엽(35)이 오릭스 버팔로스에 새 둥지를 틀 가능성이 높다는 일본 현지 보도가 나왔다.

닛칸 스포츠는 26일 "오릭스와 이승엽이 계약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연봉 8,000만엔(약 10억4,000만원)과 인센티브가 더해진 계약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확정'이라는 단어를 쓰긴 조금 이르다. 아직 공식 발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한번 결정을 내리면 좀처럼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하지만 그동안 마음을 굳히기 전까진 신중에 신중을 더해왔다. 그런 그의 스타일을 고려해보면 공식 발표 전까진 오릭스행을 단정짓기 어렵다.

다만 그의 새로운 팀이 오릭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기사 보다 눈길을 끄는 것이 한가지 있다. 닛칸 스포츠가 취재한 그의 연봉(8,000만엔)이다.
 
이승엽이 요미우리에서 퇴단할 것이라는 예상은 시즌 중반부터 나왔다.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됐고, 그때마다 따라붙는 것이 '5,000만엔 이하' 수준의 연봉이었다.

현실은 그만큼 냉정했다. 이승엽이 최고의 화력을 보여준 타자임은 분명하지만 당장 눈 앞의 성적은 타율 1할6푼3리 5홈런 11타점의 타자였기 때문이다.

5,000만엔은 일명 '보험용 선수'의 기준과 같은 금액이다. 한때 일본 프로야구를 들썩이게 했던 거포들이 마지막 도전을 할 때 받은 몸값이 늘 그 수준이었다.

LG에서 뛰어 우리에게도 친숙한 로베르토 페타지니는 한때 요미우리서 7억엔의 연봉을 지급하며 영입했던 거포다. 그런 그도 지난 4월소프트뱅크 입단시 추정 연봉은 4,000만엔이었다.

역시 요미우리를 거친 바 있는 일본 프로야구 전설적인 거포 터피 로즈(최고 연봉 5억엔)가 지난 2006년 마이너리그 시절을 거친 뒤 다시 일본 프로야구의 문(오릭스 버팔로스)을 두드렸을 때 받은 연봉은 40만 달러(약 4,500만엔)였다.

이승엽과 직접 비교는 어렵다. 다만 그들이 재도전을 택했을 때 받은 몸값이 이승엽의 새출발에도 적용되어 계산된 것 만은 분명했다.
 
이승엽이 '보험용 선수'로나 새 구단을 찾을 수 있을거란 전망이었던 셈이다. 페타지니나 로즈 모두 재입단 당시엔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하지만 이승엽의 몸값은 그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8,000만엔은 트리플A 특급, 혹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외국인 선수들이 입단 첫해 받는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구단들이 즉시 전력을 기대하며 영입한 선수들에게 책정하는 기준이다.

실제로 이승엽이 오릭스에 입단한다면 바로 주전 경쟁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있다. 주포인 알렉스 카브레라가 소프트뱅크로 이적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오릭스가 이승엽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T-오카다 등과 함께 클린업 트리오로 활약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몸값이 선수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구단의 기대치가 반영돼 있는 수치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승엽의 새로운 기준이 된 '연봉 8,000만엔+α'는 그가 여전히 보험용이 아닌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 받고 있다는 증거다.

이승엽의 새 출발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가 한결 든든한 디딤돌을 통해 도약을 노릴 수 있게 된 것만은 분명하다.


▶ 관련기사 ◀
☞"이승엽, 오릭스와 1년계약...연봉 8000만엔+α" 日언론
☞日언론 '이승엽,오릭스행 유력'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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