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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어제(12일) 아침, (정)근우가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박태환(자유형 200m 결승) 응원가야 한단다.
직접 표를 구해 수영장으로 가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한국 대회 본부쪽에 있는 TV보며 응원하는 거란다. 바보같다고? 선수촌에서 생활하다보면 근우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 있다.
지난번 도하 아시안게임때도 느낀거지만 선수촌에 들어와서 생활하면 좋은 것이 한가지 있다. 우리나라 선수들끼리는 무조건 먼저 인사를 한다는 점이다. 선배나 후배가 따로 없다.
사실 처음엔 좀 걱정도 됐다.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인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싶었다.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쑥쓰럽진 않을까 고민됐었다.
외국에 나와 국제대회를 하면서 '우리편'이 있다는 걸 확인하는 건 꽤 든든한 일이다. 메달을 딴 선수들의 밝은 얼굴을 보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생긴다.
우리가 쓰는 숙소 앞 라인에는 '박태환'이 산다. 물론 박태환도 우리를 보자 먼저 인사를 건네왔고 우리도 반갑게 인사했다.
근우는 작년에 자선행사에서 만난 적이 있어 서로 반갑게 아는 척을 했다. 스타라고 거들먹 거리는 것도 없고 참 순수하고 밝아 보여 좋았다.
한국 대회본부가 있는 곳에 트레이너들의 치료실이 있어 자연스럽게 함께 응원할 기회가 생긴다. 마사지나 치료를 받은 뒤 TV앞에 모여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같이 응원한다. 방에 TV가 없어 좀 심심했는데 다른 종목 한국 선수들과 함께 모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 '짝짝짝 짝짝 대~한민국' 하나면 만사 OK다. 어제는 김재범(유도)의 결승전을 보게 됐는데 금메달을 놓쳐 모두 한 마음으로 안타까워 했었다.
이제 경기가 코 앞이다. 야구 선수단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우리도 좋은 경기를 해서 한국 선수단에 힘이 됐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화이팅!!!
'이진영의 베이징 일기'는 이진영 선수가 직접 구술한 내용을 정철우 기자가 정리한 것입니다. 올림픽 기간 중 계속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진영 선수의 눈에 비춰진 베이징 올림픽과 우리 대표팀, 그리고 그들의 금메달 도전기를 통해 보다 생생한 올림픽 경험의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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