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들의 친구,야구]다저스의 한 겨울밤의 개꿈, 토리 감독이 만병통치약인가

  • 등록 2007-12-04 오전 9:41:10

    수정 2007-12-04 오전 9:47:00

▲ 조 토리 다저스 감독 [로이터/뉴시스]

[로스앤젤레스=이데일리 SPN 한들 통신원] LA 다저스와 팬들이 잔뜩 기대에 부풀어 올라 있습니다. 벌써부터 내년 시즌 장밋빛 꿈에 흠뻑 젖어 있습니다. 이유는 단 한 가지,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조 토리 감독입니다. 얼마 전 LA타임스의 여론조사에선 다저스 팬들의 60% 이상이 내년 시즌 20년 숙원인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토리는 스타 출신의 명장입니다. 현역 시절 통산 2000 안타 이상을 치고, 감독으로서도 2000승 이상을 올린 유일한 인물입니다. 뉴욕 양키스 12년 재임 중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4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감독 한명 바뀌었다고 ‘개벽’하는 게 야구인가요?

무엇보다 토리가 과연 다저스가 직면한 현실에 걸맞는 사령탑인지 묻고싶습니다.

토리는 1996년 스타 군단 양키스를 맡기 전 세 팀을 지휘했습니다. 1977년 뉴욕 메츠서 시즌 중 감독이 해임되면서 37세에 선수 겸 감독이 된 것을 시작으로 5년, 1982년부터 애틀랜타서 3년, 그리고 5년간 캘리포니아 에인절스 경기를 해설하다가 90년 세인트루이스 감독에 임명돼 6년을 재임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세 팀서 14년 동안 토리가 포스트시즌에 오른 것은 82년 애틀랜타가 유일했습니다(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연패를 당해 월드시리즈 진출은 실패했습니다). 세 팀 통산 성적도 894승 1003패로 5할을 밑돕니다.

주지하다시피 다저스는 팀을 리빌딩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 막판 노장과 신예 선수들의 갈등이 불거져 나왔을 때 젊은 선수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스토브리그에 들어와서도 이들을 잔뜩 끌어안고 있기만 해 변죽만 올릴 뿐 정작 트레이드는 성사되지 않고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거포 보강 등 이미 발등에 불은 떨어져 있는데도 말입니다.

토리는 화려한 현역 시절(2342안타, 252홈런, 1185타점에 통산 타율 2할9푼7리, 리그 MVP 한차례, 9차례 올스타)을 보냈습니다. 양키스에서는 그 카리스마로 스타 선수들을 휘어잡았습니다.

하지만 양키스와 달리 감독의 손길이 일일이 가야하는 다저스의 야생마 같은 젊은 선수들을 보석으로 빚어내 성적을 낼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일각에서는 토리가 양키스 초기에도 데릭 지터 같은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궈내지 않았느냐고 합니다. 그 때의 지터와 지금 다저스의 맷 켐프, 제임스 로니를 같은 급의 신예로 비교할 수 있을까요.

4년 전 이었던가요. LA 에인절스는 경기 중 교체에 불만을 품고 마이크 소시아 감독에게 대들었던 호세 기옌을 시즌을 마치자마자 트레이드시켜 버렸습니다. 철저한 관리형 감독인 소시아 감독에게 절대 지지를 보내준 것입니다.

하지만 올시즌 비슷한 일을 겪은 다저스는 어땠나요. 그래디 리틀 전 감독의 용병술에 노장 선수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그것이 젊은 선수들과의 갈등으로 번져 끝내 시즌을 통째로 날려 버렸는데도 아무런 액션이 없었습니다. 되려 구단의 뜻을 받든 리틀 감독을 밀어내기식으로 퇴진시키고 토리를 앉혔습니다. 토리는 색깔만 놓고 보면 리틀과 비슷한 덕장이기도 합니다.

더욱 가관은 프랭크 맥코트 구단주를 비롯한 다저스 프런트가 마치 토리가 옴으로써 당장 대업을 이룰 것이라도 되는 양 버선발로 뛰쳐나와 호들갑을 떨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야구 감독이 만병통치약입니까. 음식맛을 확 바꿔놓는 주방장이라도 됩니까.

상상과 꿈은 자유입니다. 하지만 정작 해야할 일은 일부러 외면하고, 제쳐놓고 상황이 전혀 다른 과거에 마취돼 있는 다저스가 지금 꾸고 있는 상상은 망상에 불과합니다. 한 겨울밤의 개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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