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스 극강 땅볼유도 비결은 '싱커와 커터'

  • 등록 2007-10-15 오전 9:48:09

    수정 2007-10-15 오전 9:49:49

▲ 리오스 [사진제공=두산]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두산 에이스 리오스(36)는 14일 한화와 플레이오프 1차전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에 1등 공신이 됐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매우 알찼다. 8회를 단 91개의 공으로 끝내버렸다.

극강의 땅볼 유도 능력을 보여준 덕이다. 리오스는 이날 무려 20개의 아웃 카운트를 땅볼로 잡아냈다. 24번 아웃을 잡아냈으니 비율이 무려 83%나 된다.

눈길을 끄는 것은 투구 분석상의 구종 분포다. 두산 기록원들에 의해 작성된 리오스의 이날 투구 분석표에는 직구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5회까지는 80%에 달할 만큼 많은 공이 '직구(136km~146km)'로 표시돼 있었다.

직구와 땅볼 유도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힘대 힘 승부를 의미하는 직구 위주 볼 배합은 삼진이나 플라이에 더 가깝다. 비결은 직구처럼 보이는 변화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날 경기를 TV로 지켜본 SK 포수 박경완은 "리오스가 한화 타자들을 가지고 놀더라. 직구처럼 오던 공이 마지막 순간에 변하는 탓에 정타를 맞히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말은 쉽지만 직접 타석에서면 공략이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윤석환 두산 투수 코치의 말을 들어보면 좀 더 실체에 가깝게 갈 수 있다. 윤 코치는 "리오스가 땅볼 유도를 해낸 공은 직구가 아니라 컷 패스트볼과 싱커"라고 말했다.

컷 패스트볼은 쉽게 말해 빠른 슬라이더라고 표현할 수 있다. 슬라이더보다 꺾이는 각도는 작지만 빠르고 변하는 포인트가 늦는다.

리오스의 싱커는 흔히 볼 수 있는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투수들의 그것과는 다른 유형이다. 역시 각도는 작지만 빠르고 힘이 있다. 싱킹 패스트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우타자를 기준으로 했을때 컷 패스트볼은 바깥쪽으로,싱커는 몸쪽으로 꺾여 들어온다. 종합해보면 리오스는 홈플레이트의 양 옆으로 변화하는 빠른 공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땅볼을 유도해냈음을 알 수 있다.

박경완의 표현 대로 마지막 순간에 조금씩,그러나 힘있고 빠르게 변하며 스윗 스팟(잘 맞은 타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배트의 중심)을 윗쪽이나 밑둥쪽으로 조금씩 빗겨갔다는 뜻이다.

윤 코치는 "두가지 구종 모두 힘이 뒷받침 됐을 때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힘이 떨어지면 속도가 늦고 꺾이는 각도 줄어들어 장타를 맞을 확률이 있다"며 "시즌때도 이 공들로 효과를 많이 봤다. 리오스가 시즌 후 푹 쉬면서 힘을 더 붙일 수 있었던 것이 1차전의 호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올시즌부터 싱커를 몸쪽에서 몸쪽 뿐 아니라 바깥쪽에서 몸쪽으로 휘는 궤적까지 만들어낼 수 있어 더욱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수비수들의 힘도 컸다. 땅볼 유도를 많이 해내도 수비수들이 미숙하거나 커버 범위가 좁을 경우 오히려 주자를 모아주는 역효과를 볼 수 도 있다. 리오스가 경기 후 몇번이고 동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핏 단순한 듯 보였던 볼 배합 속에 더욱 무서운 것을 숨겨둔 것이 리오스의 진짜 호투 비결이었던 셈이다.

*덧붙이기 : 그렇다면 투구 분석표 상에선 왜 싱커나 컷 패스트볼(일명 커터)같은 단어를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일까. 무지라기 보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리오스의 전 경기를 지켜본 전력분석팀이 그의 패턴을 몰랐을 리 만무하다. 혹 있을지도 모를 전략 노출을 피하고 싶은 마음의 또 다른 표현으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듯 하다.

한 전력 분석 요원은 "(직구처럼 보이는)리오스의 공 중136km~138km 정도 나오는 것은 컷 패스트볼,138km~142km정도 나오는 것은 싱커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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