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조성민 "죽은 이가 남기고 간 가르침, 실천하며 살겠다"

  • 등록 2008-10-30 오전 9:52:19

    수정 2008-11-03 오전 11:03:38

▲ 전 아내 고 최진실의 빈소에서 조성민.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세상 사람들의 지탄, 그것 또한 내 몫 아니겠나"

조성민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 세상 사람들의 비난이 두려울 법도 한데 그는 비교적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모진 비바람에 깎이고 다듬어져 작고 동글동글해진 조약돌과 같은 단단함이 그에게선 느껴졌다.

조성민과의 전화 인터뷰는 그가 장문의 호소문을 통해 처음으로 심경을 밝힌 29일 밤 전격 성사됐다. 
 
조성민은 지난 2일, 전 아내 최진실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심장이 멎는 듯 했다는 말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생전에는 한때 부부였던 사람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볼썽사나운 모습도 많이 보인 두 사람이다. 하지만 싸늘한 주검으로 다시 만난 순간, 빛바랜 사랑도 추억도 미움도 한줌의 재가 되어 말없는 그녀와 함께 땅에 묻혔다.

조성민은 "그 사람(최진실)과 수년간 공방도 벌이며 많이도 싸웠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갈 걸... '그땐 왜 그토록 미워했을까' 세상 모든 게 덧없고 허무하게만 느껴졌다"며 20여 일전 악몽과도 같던 그 날의 기억을 어렵사리 되뇌었다.

조성민은 이어 "그 사람이 가면서 나한테도 선물로 남기고 간 게 있더라"라며 "더 많이 가진들 무엇할 것이며, 내가 옳다 잘났다고 싸운들 무엇할 것인가. 그 사람이 그렇게 가면서 내게 일깨워준 깨달음이다"고 담담하게 심경을 이어갔다.

때문에 조성민은 지난 28일 한때 처남이었던 최진영과 만났을 때에도 다투기 싫었다. 오로지 두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최진영과 얼굴을 마주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그러하듯 최진영 또한 자신의 진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지 않았다는 게 조성민의 말이다.

최근 조성민의 행보를 두고 세간에선 "양육권을 넘기는 대신 재산권을 요구한 셈이다"며 파렴치한 내지는 비정한 아버지로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조성민도 이 같은 결과를 예상치 못한 것은 아니었다. 사회로부터 매장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느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한없이 부족하기만 했던 아버지였기에, 아이들에게 두 번 상처를 줄 순 없다는 생각에 불구덩이임을 알면서도 몸을 던졌다.

조성민은 "애들 엄마가 남긴 재산 중 단 한 푼도 내가 직접 관리하거나 사용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뒤, "외가를 믿지만 사람 앞 일은 모르는 일 아닌가. 그래서 최진영에게 금융신탁을 통해 아이들의 재산을 투명하게 관리할 것을 제안했는데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친권을 비롯 모든 것을 다 포기하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신탁에 공동 인출자로 명의를 등록하면 어느 한쪽에서 임의로 돈을 인출하거나 유용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내가 왜 돈만을 욕심 내는 파렴치한이 되어야 하는가. 사람들은 내게 아버지임을 포기하라 하는데 그게 진정 가능한 일인가"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조성민은 양육권 포기 부분과 관련해서도 세간의 오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나라고 왜 아이들을 직접 키우고 싶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한 조성민은 "하지만 그동안 외할머니가 엄마, 아빠보다도 오히려 더 큰 애정을 갖고 아이들을 키워주셨다. 자식을 잃은 깊은 슬픔에 잠겨있는 분에게 차마 내 자식이니 내가 키우겠다는 말을 못하겠더라. 그랬다가는 정말 무슨 큰 일이 나도 날 것 같았다. 그래서 가슴 아프지만, 마음을 접었다"고 안타까운 부성애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관여가 무조건적으로 싫은 외가쪽 입장도 이해는 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왜 이제까진 아이들 문제에 대해 관여해오지 않다가 최진실이 죽고 나니 갑자기 권리 행사를 하려 드느냐고 묻는다. 이에 대해 조성민은 "이전까진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지 않는가. 그렇다고 아이들을 내 스스로 고아로 만들 순 없는 노릇이다. 아이를 직접 낳아 키워본 분들이라면 지금의 내 심정, 전혀 이해 안되는 소리도 아닐 거다"고 생각을 밝혔다.

조성민은 최근 최진실의 유족 측과의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면서 때아닌 불화설도 겪고 있다. 조성민은 고인과 2000년 12월 결혼한 뒤 2004년 9월 이혼했으며, 이혼 당시 거론됐던 내연녀 심모씨와 이듬해 결혼해 새 가정을 꾸렸다. 조성민은 "소문(지금의 아내와 이혼했다)은 익히 들어 알고는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지금의 아내와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고, 얼마전 새롭게 시작한 사업이 갑작스러운 일로 인해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그것 또한 내가 짊어지고 가야할 문제다. 넘치는 삶은 아니지만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며 살려 한다"고 소설같은 세간의 이야기들에 다시 한번 한숨지었다.

조성민은 "그 사람이 죽으며 남기고 간 진짜 유산은 따로 있다"며 "그건 바로 용서와 화해 아니겠는가. 나에게는 굉장히 고마우면서도 크게 와닿았던 깨달음이다. 그런데 이 같은 진실은 비단 나만이 느끼는 것인가"라고 세상을 향해 공허한 질문 하나를 던지며 인터뷰를 갈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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