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쪽대본 작품 망치는 지름길...연기자는 로봇이 아니다”

  • 등록 2008-01-15 오전 10:26:20

    수정 2008-01-15 오전 10:54:41

▲ 방송 쪽대본 문제를 비판한 연기자 이순재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연기자 이순재가 최근 SBS ‘왕과 나’ 사건으로 불거진 쪽대본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순재는 최근 OBS 경인TV '쇼도보고 영화도보고‘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쪽대본에 관한 속내를 털어놨다.

이순재는 쪽대본과 관련해 “녹화 몇시간 전에 대본을 받을 때면 정말 화가 난다”면서 “정말 연기자를 생각지 않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순재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쪽대본을 준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며칠을 고민해 나오지 않은 것이 하루아침에 나오겠냐”면서 “쪽대본 환경 속에선 중견 연기자도 버텨내기 힘든데 어떻게 신인들이 제대로 된 연기를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순재는 김수현 작가를 예로 들면서 “최고의 히트작을 낸 김수현 작가의 경우 쪽대본을 한번도 준 적이 없다”면서 “작가라면 대본을 미리 써놓은 뒤 현장에 와서 자신의 작품이 어떻게 연출되는지를 봐야 된다”고 충고했다. 이어 “요즘 작가들은 방송이 끝날 때까지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순재는 “이제 한국드라마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간다”면서 “쪽대본을 가지고 어떻게 완성도 있는 작품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이순재는 “방송작가라면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켜야 된다”면서 “완성도도 좋지만 시간내에 출고를 하지 못한다면 방송이 아닌 다른 분야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순재의 '더 인터뷰'는 오는 19일 오후 6시 OBS와 홈페이지(www.obs.co.kr)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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