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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연예계 집단 관음증이 도졌다.
故 장자연 자살과 관련 피해자의 인권보호는 뒷전이고 성상납, 술접대, 폭행 등 자극적인 것들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성상납 등의 단어가 장자연이 생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문건에서 나왔고 그 문건에 다양한 사람들의 이름이 거론된 만큼 이에 대해 명확한 해명은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를 살펴보면 그 정도가 넘지말아야 할 선까지 넘고 있는 느낌이다. 각종 연예 게시판과 포털사이트 관련 뉴스의 댓글들을 살펴보면 장자연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배경과 재발 방지에 신경쓰기 보단 자극적이면서 선정적인 이야기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연예계 집단 관음증의 결정판은 장자연 리스트다.
하지만 지난 14일부터 리스트가 나돌기 시작했고 지금은 포털사이트가 먼저 나서서 막아야 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정보보고라는 형태로 돌고 있는 이 문건에는 유력인사가 포함됐고, 이들은 드라마 PD와 광고주인 대기업 임원 등이라는 언론 보도 이후 급속히 퍼져나갔다. 인터넷에 떠도는 '장자연 리스트'에는 신문사 사장과 연예팀장, 드라마 PD, 대기업 회장 등 10여 명의 실명이 사진과 함께 게재되며 사이버상에서 확대, 재생산을 거듭했다. 이처럼 '장자연 리스트'가 무차별 유포되며 대상이 된 인사의 경우 명예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고 있지만 네티즌들은 10분펑(10분뒤에 게시물을 삭제하는 기법)을 통해 열심히 퍼나르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이 리스트를 바탕으로 각종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집단 관음증은 비단 리스트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실제 지난 22일 일부 언론들이기는 하지만 경찰의 전 소속사 압수수색에 대해 보도하면서 압수수색 사실보다는 실내 내부와 성상납을 연상케하는 침실, 샤워시설 등을 여과없이 내보내 글을 읽는 사람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평소 접하지 못한 연예계에 대한 대중들의 집단 관음증은 이해를 하지만 최근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선 악성 댓글과 추측성 루머가 넘쳐나는 등 그 정도가 과한 느낌이다"며 "고인의 명예를 생각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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