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중문화 키워드④]불황기 이겨낸 힘! '다큐멘터리'

  • 등록 2009-12-16 오전 9:28:50

    수정 2009-12-16 오전 9:32:26

▲ 올해 대중문화계에서 주류 장르로 부상한 다큐멘터리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2009년 1월 15일 설 연휴를 한 주 앞두고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개봉했다. 10여개 관에 처음 간판을 올린 ‘워낭소리’는 당시 설 대목을 노린 ‘적벽대전2’와 ‘작전명 발키리’ 그리고 ‘유감스러운 도시’ 등에 밀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소와 늙은 농부의 1년을 담담하게 담아낸 ‘워낭소리’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입소문을 타고 불붙기 시작한 흥행열풍은 무려 296만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 모았다. 

올 한해 대중문화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에 하나는 다큐멘터리였다. ‘워낭소리’의 흥행을 필두로 다큐멘터리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면서 영화계와 방송계 그리고 CF 등에서도 다큐멘터리를 예년보다 훨씬 중요한 콘텐츠로 다뤘기 때문이다.

특히 ‘워낭소리’의 흥행과 호평은 다큐멘터리를 대중문화계의 주류 장르로 부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다큐멘터리는 그동안 일부 마니아 관객들만이 관심을 가지는 비주류 장르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워낭소리’의 흥행과 함께 이러한 인식이 달라졌다. 다큐멘터리도 얼마든지 만듦새와 마케팅 여하에 따라 대중문화의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겨나서다.

‘워낭소리’로 다큐멘터리의 흥행가능성을 확인한 극장가는 연이어 관객들에게 다큐멘터리 작품을 내놨다. 이중 아마존 밀림으로 들어간 선교사들의 일상을 담은 ‘소명’ 은 10만 관객을 모으며 조용한 흥행을 했다. 롯데자이언츠 선수들의 한 해를 담은 ‘나는 갈매기’도 개봉 이후 11만 관객을 돌파했다.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콘서트 준비 과정을 담은 ‘디스 이즈 잇’ 도 12만 관객을 동원했다.

▲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의 한 장면

상업영화 흥행기준에서 봤을 때는 10만이란 숫자는 미비하지만 이전까지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의 평균적인 관객수가 1만 명을 넘기도 어려웠던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다.

‘나는 갈매기다’를 배급한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워낭소리’를 시작으로 올해만큼 다큐멘터리가 극장가에서 주목을 받은 해는 없었다”며 “일종의 구색 맞추기였던 다큐멘터리가 극장가의 엄연한 주요 장르로 자리 잡은 해”라고 밝혔다.

다큐멘터리가 각광을 받은 것은 비단 극장가에서 뿐만 아니다. 방송가에서도 다큐멘터리는 시청률 효자 장르로, 또한 이슈를 만들어내는 장르로 사랑을 받았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MBC 스페셜이었다. 특히 MBC 스페셜은 이른바 셀러브리티 바이오그래피 (Celebrity Biography 유명인사 다큐)를 통해 김명민과 박지성, 박찬호와 추신수 선수 등의 다큐멘터리를 선보이며 화제를 몰고 왔다.

평소 인간적인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유명인들의 삶을 가감 없이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유명인사 다큐는 10% 가량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의 시청률 경쟁에서도 선전했다.

이 밖에도 MBC는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의 내레이션 참여로 화제가 된 야생다큐 ‘라이언 퀸’과 지난해 ‘북극의 눈물’에 이은 환경다큐 ‘아마존의 눈물’을 선보이며 방송가의 다큐멘터리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KBS와 SBS에서도 방송의 공영성을 강화시킨다는 명목으로 소위 명품다큐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며 드라마 경쟁에 못지않은 다큐멘터리 제작 경쟁에 뛰어들었다.

▲ 웅진코웨이의 다큐멘터리 CF
CF계 역시 다큐멘터리 기법을 도입한 광고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월부터 전파를 탄 웅진코웨이의 CF가 그 주인공. 실제 부부를 섭외해 그들의 임신과 출산 가감없이 촬영 한 뒤 이를 CF에 응용한 웅진코웨이의 광고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단순한 상품광고를 넘어서 출산과 임신의 기쁨을 꾸밈없이 담은 다큐멘터리 특유의 감동이 전해진 까닭이다.

이처럼 예년에 비해 올해 유독 다큐멘터리가 대중문화의 주류 장르로 올라선 데에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

‘워낭소리’를 제작한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PD는 “다큐멘터리는 대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 때문에 우리의 현재를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며 “‘워낭소리’의 흥행 이면에는 과거 유년시절의 따뜻함을 그리워하는 중장년층 관객들의 성원이 큰 몫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경제위기 상황에서 다큐멘터리는 다른 장르에 비해 목돈이 들지 않는 점도 대중문화의 주류로 부상하게 된 원인으로 꼽힌다. 다큐멘터리는 제작비의 큰 몫을 차지하는 배우나 스타들의 출연료가 들지 않아서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제작관계자는 “방송에 대한 공공성과 공익성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다큐멘터리는 각 방송사의 상징적인 콘텐츠로 자리를 잡았다"며 "방송국 내부에서 양질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고 앞으로도 고급 다큐멘터리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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