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성의 전략①]성공 전술 몇가지...'밤 11시대를 잡아라'

  • 등록 2009-01-29 오전 11:27:19

    수정 2009-01-29 오전 11:29:04

▲ '개그콘서트'


[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 '편성이 관건이다'

최근 들어 방송제작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프로그램 콘텐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편성'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공들여 제작한 프로그램이 타깃 시청자층에 맞게 편성되는 것이 프로그램 사활의 중요 요인으로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 방송사 제작 PD들은 매번 개편 시기가 되면 대부분 편성팀과 묘한 신경전을 벌이거나 로비 작전을 펼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방송의 주요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 편성의 원칙과 전략 및 전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 편성국은 1년치 편성을 기획하는 편성기획팀과 매일매일 일단위 편성을 짜는 편성팀으로 나뉘어진다.

편성기획은 방송사의 편성 전략에 따라 연단위 지도를 만들고, 편성팀은 그때 그때 바뀌는 시청률 패턴이나 방송일정에 따라 유연하게 편성을 조정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각 방송사의 기본 편성은 1년에 대략 6~7번 가량 바뀌지만 최근 들어서는 10번에 걸쳐 조정하기도 한다. 그만큼 편성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각 방송사가 한 해 편성을 기획할 때 고려하는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전부 다'이다.

MBC 편성기획팀의 한 관계자는 "편성의 기본이 되는 시청률표에는 한국사회 TV 소비층의 모든 트렌드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때문에 편성 PD들은 시청률 변화에 따른 시청자들의 시청행태나 트렌드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귀띔했다.

예를 들어 경기가 불황일 때는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위안과 유쾌한 기분을 얻고 싶어하기 때문에 코미디 프로그램 시청률이 오른다는 것이다. 최근에 KBS '개그콘서트'가 20%대 시청률을 돌파한 것이나 예능프로그램이 지속적인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반면, 비극적이거나 신파적인 코드는 잘 먹히지 않는다. 따라서 편성도 이같은 큰 원칙 하에 함께 움직여야 시청률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
▲ '커피프린스 1호점'

요일별 시청 패턴도 중요 변수 중 하나다.

대체로 주중 밤시간대는 젊은층을 겨냥한 프로그램이 잘 먹히지만 주말 밤에는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편성된다.

2007년 중순 방송한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은 당초 편성이 주말 밤시간대였으나 드라마국 사정에 의해 수목 미니시리즈로 옮겨 방송됐다. 고육지책으로 마련됐던 이같은 편성안은 드라마 시청률을 오히려 상승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 이 작품이 주말 밤시간대 방송됐다면 30%대를 육박하는 시청률을 올리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드라마 관계자들의 견해다.  

시간대별 특성의 변화도 인지해야 한다. 현재 일반적으로 규정된 TV 시청 프라임타임대는 오후 7시~11시지만 방송 관계자들은 "심야 시청인구가 늘면서 프라임타임은 7시~12시가 현실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오후 시간대에는 50~60대 노년층이, 밤 11시 이후로는 20~40대들이 주로 TV를 본다는 특성도 고려된다.

더불어 광고 효과가 가장 좋은 시간대도 오후 11시대. 구매력이 왕성해 광고에 영향을 받는, 주 소비자 계층인 20~40대 여성 시청자들이 TV를 주로 시청하는 시간대기 때문이다.

일별 편성전략을 세울 때는 '선제 편성' 전략도 종종 등장한다. 상대 방송사의 경쟁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전 20~30분 가량 앞서 편성하는 전략으로 시청률 확보에 나서는 것. MBC가 2007년 10월 아침드라마 시간대를 개편하면서 기존보다 40분 빠른 오전 7시 50분 편성에 나선 것이나 SBS가 2007년 가을개편 당시 저녁 일일드라마 시간대를 오후 7시 20분으로 파격편성해 성공한 것이 바로 이같은 선제 편성의 예다.

그러나 각 방송사 편성 담당자들은 '편성은 어디까지나 프로그램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일 뿐 콘텐츠가 시청률을 좌우하는 더 주요한 요소임엔 변함이 없다'고 역설한다.

MBC 편성기획팀의 한 관계자는 "지상파 채널 4개의 프로그램은 전부 합쳐 350여개가 넘는다"며 "이같은 프로그램을 위한 '최적의 편성'을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편성팀이 해야 할 일은 실제적으로 '최악'을 피하거나 '차선'을 찾는 일"이라고 귀띔했다.  
 
▲ '아내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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