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반란②]야동 벗고 황혼의 로맨스를 입다...'멜로충복' 이순재

  • 등록 2008-09-02 오후 2:33:33

    수정 2008-09-02 오후 3:09:53

▲ KBS 2TV '엄마가 뿔났다'에서 전양자와 함께 멜로 연기를 펼치고 있는 이순재(사진='엄마가 뿔났다' 방송캡쳐)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지난해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야동순재’라는 별명을 얻으며 국민 아버지 또는 국민 할아버지로 사랑받았던 이순재가 이번엔 ‘멜로순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순재는 KBS 2TV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3대가 어우러져 사는 대가족의 가장 큰 어른, 나충복 역으로 출연 중이다.

충복이라는 인물은 풍족하지 않은 살림에도 싫은 내색 하지 않는 며느리(김혜자 분)에게 항상 고마워하는 성품 좋고 점잖은 아버지고 할아버지다. 바로 전작인 드라마 ‘이산’에서 영조로 본연의 무게 있고 권위 있는 모습을 되찾았던 이순재는 ‘엄마가 뿔났다’로 다시 친근한 아버지, 친근한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랬던 충복이 뒤늦게 찾아온 사랑에 ‘콩깍지’가 씌어, 어찌 보면 살짝 ‘야동순재’를 연상케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이번 변화는 ‘야동순재’만큼 요란스럽진 않다.

한때 한자(김혜자 분)의 가출 사건으로 시끌벅적했던 ‘엄마가 뿔났다’는 최근 충복의 황혼 로맨스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8월31일 방송된 58회분에서는 충복과 조여사(전양자 분)는 충복의 아들 일석(백일섭 분), 딸 이석(강부자 분), 그리고 며느리 한자와 식사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며 안방극장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충복은 일석이 영순에게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자 흐뭇해했으며 이석이 자신의 흉을 보자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또, 식사가 끝난 후에는 집에 가자는 자식들에게 “먼저 가라”며 영순의 손을 잡고 총총히 사라져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물했다.

충복과 안여사의 로맨스에 시청자들이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건, 황혼의 로맨스라는 소재 자체가 흔하지 않을뿐더러 이를 심각하거나 극단적으로 그리지 않고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선에서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김수현 작가의 힘이 크다.

특히 드라마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관심 밖에 있는 노년층을 작품 속에서나마 관심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따뜻하고 섬세한 그의 필치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드라마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캐릭터에 살을 붙이는 건 이순재의 탁월한 연기력이다. 연기 경험 부족한 젊은 연기자들이 전작에서의 고정된 이미지로 고민하는데 반해 이순재는 아무리 강렬한 인상을 남겨도 다음 작품에 들어서면 전작의 이미지를 일순 모조리 벗겨낸다. ‘야동순재’가 영조로, 영조가 다시 ‘멜로순재’로 완벽하게 변신할 수 있는 것도 오랜 연기 경험에서 쌓은 연륜과 연기력 덕분이다.

‘엄마가 뿔났다’는 9월 마지막 주 종영된다. 현재 안방극장의 관심은 충복이 조여사와 결혼에 골인할 수 있을지 여부에 쏠려 있다. ‘멜로순재’는 과연 사랑의 결실을 맺고 해피엔드를 맞을 수 있을까? 대중이, 특히 황혼의 로맨스를 꿈꾸는 노년의 시선이 그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이순재(사진=KBS)


▶ 관련기사 ◀
☞[중년의 반란④]'조강지처클럽' 원조 불륜남...'막장심한' 한진희
☞[중년의 반란③]'공주자옥'? 이젠 '짱맘복실'...'워킹맘' 최고 엄마 김자옥
☞[중년의 반란①]'뿔난 엄마' 신드롬을 낳다...'가출한자' 김혜자
☞[윤PD의 연예시대①]대한민국 TV 속 '어머니'가 달라지고 있다
☞'엄마가 뿔났다' 시청률 40% 육박, 주말 안방극장 1위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사람 맞아?…가까이 보니
  • 상큼한 'V 라인'
  • "폐 끼쳐 죄송"
  • 아슬아슬 의상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