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①]대한민국 TV 속 '어머니'가 달라지고 있다

  • 등록 2008-09-01 오전 10:28:24

    수정 2008-09-01 오전 10:29:10

▲ KBS2TV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달라진 이 시대 어머니상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는 탤런트 김혜자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TV 속 대한민국 어머니가 달라지고 있다.

요즘 브라운관에선 남편의 외도에 속을 태우거나, 버림받고 홀로 남아 애처롭게 아이를 키우는 수동적인 여성은 찾아볼 수 없다. 지고지순한 캐릭터의 여성상이 대부분이었던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이야기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적극적인 인물들로 바뀌고 있다.
 
KBS 2TV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선 극중 주인공인 '엄마'가 가출을, SBS '조강지처클럽'에선 맞고만 살던 주인공들이 자신의 삶을 위해 집안을 박차고 나선다. 온가족이 보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헌신적인 어머니상만이 묘사됐던 몇년전을 생각하면 엄청난 변화다.

두 드라마는 평균 시청률 30%를 넘나들면서 시청률 1, 2위를 다투고 있기도 하다. 이들 드라마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것은 '공감대'와 '대리만족'의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욕도 하고 비판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맞아! 맞아!'를 연발한다.

실제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의 극중 주인공인 결혼 40년 차 주부 김한자(김혜자)가 가출했을 때 논란은 있었지만 많은 주부들이 공감했다. 겉으로 드러내 놓지는 못했지만 많은 주부들은 김한자의 행동에 놀라움과 함께 부러움을 나타냈다.

드라마 속에서 어머니의 가출은 과거 같으면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것이지만 지금의 사회에서는 너무나 절실하고 또 지극히 현실지향적이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속 김한자에 자신의 모습을 넣어보면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드라마는 며느리, 어머니 그리고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회로부터 강요 당하는 주부의 심정을 적절히 잘 묘사해주고 있다. 특히 김한자가 외치는 "아버지, 전 이 집을 나가고 싶어요. 아니 나갈래요. <중략> 처음부터 끝까지 이렇게 살다 죽는 것 억울해요. 1년만 다 놓고 나가 진짜 아무 것도 안 하고 저 쉬고 싶어요"라는 대목에선 모두가 뭉클함을 느꼈다고 한다.

칭찬 못지 않게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드라마 ‘조강지처클럽’ 속의 여성들도 마찬가지다. 의사 남편을 뒷바라지하다 뒤통수 맞은 복수(김혜선)나 남편의 외도에 ‘이혼만은 말아 달라’고 눈물 흘리던 착한 아내 화신(오현경)이 순한 이미지를 벗고 독종으로 변해간다. 화신은 커리어우먼으로 거듭나고 회사의 젊은 사원과 러브라인이 형성될 정도로 성장한다.

브라운관 속 달라진 어머니상에선 아이나 남편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에고이즘이 강한 것도 한 특징이다. 얼마전 종영된 화제작 MBC ‘달콤한 인생’에선 남편의 외도에 침묵하던 혜진(오연수 분)이 '한탄' 대신 '이혼'이라는 새로운 선택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

일부에서는 이와같은 드라마 속 달라진 어머니상에 대해 여성 시청자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얄팍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있다. 동시에 달라진 어머니상에 대해 "복에 겨웠다"는 등의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달라진 드라마의 특징중 하나로는 팬터지보다는 현실공감을 꼽을 수 있다"면서 "달라진 어머니상에 대한 불편한 목소리도 있지만 우리 사회 속에 여성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현실감 있는 어머니의 묘사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OBS경인TV '윤피디의 더 인터뷰' '쇼영' '주철환 김미화의 문화전쟁'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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