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니엘, 예명 아닌 본명..`하늘이 준 아이`(인터뷰)

다섯살 때 어머니 여의고 아버지 사업 실패로 빚더미
  • 등록 2010-09-17 오후 2:51:36

    수정 2010-09-17 오후 7:54:25

▲ 최다니엘(사진=김용운기자)

[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최다니엘(24). 많은 이들이 그를 대중 스타로 안다. CF로 데뷔해 드라마를 거쳐, 시트콤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배우로 세 번째 작품, 영화로는 데뷔작에서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찼다. 구김살 없는 반듯한 외모에 유난히 밝고 싱그러운 웃음이 매력적인 남자.

실제 만난 다니엘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웃을 때 절로 초승달이 그려지는 웃음만이 같았다.

◇평범한 듯 특별한···"단편영화·B급 영화 마니아"

"다니엘이 본명이에요". 첫 인사를 건넬 때부터 알아봤지만 틀을 깨는 자극은 인터뷰가 끝날 무렵까지 계속됐다.

통닭, 탕수육, 감자칩, 초능력, UFO···. 최다니엘이 좋아하는 것으로 꼽은 다섯 가지다. 한때 단편영화를 좋아해 지금은 종영한 KBS `독립영화관`을 녹화해가며 챙겨 봤고, 반대로 자극적인 B급 영화 마니아이기도 한데 좀처럼 극장에서 볼 수가 없어 답답하단다.

대중예술을 하는 그가 "왜 우리나라는 소수 문화를 존중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할 때는 피식 웃음도 났다.

얼마 전 전주에서 새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의 무대 인사를 할 때에는 관객과 조금 더 친숙하게 소통하자라는 생각에 "안녕하세요. `최X밥`입니다"라고 인사를 했다가 제작사 웃어른들에게 혼쭐이 난 일도 있었다. 자신을 낮춘다는 생각으로 건넨 인사였다.

최고의 작품으로 출세작 `지붕 뚫고 하이킥`을 꼽을 줄 알았더니 "당시 인기가 낯설고 싫었다"며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말하는 모습에선 마이너 적인 성향도 다분히 읽혔다.
 
이름부터 그를 다시 알아갔다. 예명 혹은 세례명인가 했던 `다니엘`이라는 이름은 그의 본명이다. 어머니가 여섯 살 위 형을 가졌을 때였다. 입덧이 심해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아버지는 `같은 고생 또 시키지 말자!`라는 생각에 수술을 하셨다는데 그가 생긴 것이다. 절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최다니엘의 부모님은 `하늘이 준 아이`라는 생각에 그에게 경건함과 지혜로움의 상징인 이스라엘의 예언자 `다니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어렸을 때는 제 이름이 싫었어요. 평범하고 싶은데 이름부터가 튀어도 너무 튀잖아요. 그런데 연예인이 되고 보니….(웃음) 지금은 그냥 내 이름인가보다 해요."
 
▲ 최다니엘(사진=김용운기자)


이름으로 시작된 그와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가족 이야기로 이어졌다. 아버지, 형, 그리고 최다니엘까지 남자 셋이 서로를 위해 희생하며 살아온 어린 시절. 최다니엘은 다섯 살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의 사업이 사기로 망한 뒤로는 경제적인 어려움도 뒤따랐다. 결국 살던 집은 남의 손에 넘어갔고 오갈 곳이 없었던 이들 가족은 한때 뿔뿔이 흩어져 살기도 했다. 남은 것은 감당이 안 되는 빚뿐이었다.

"학창시절 공부를 안 했고 또 못했어요. 하고 싶은 것도 잘하는 것도 없는, 그냥 `가난한 집 아이`였죠. 여섯 살 위 형은 집안에 도움이 되겠다며 일찌감치 학업을 포기하고 직업 전선으로 뛰어들기도 했는데…. 저는 그런 가족의 희생을 양식으로 자란 아이예요."

담담하게 말했지만 그래서 더 서늘하게 들리기도 했다.

◇`지붕 뚫고 하이킥` 출세작?···"인기, 달갑지 않아"  

`지붕 뚫고 하이킥` 이후 최다니엘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하지만 그는 달갑지 않았다. 아니, 간사한 세상이 싫었다. 남들이 '최고'라고 추켜세우던 그 시기가 위태롭게만 느껴졌다.

"인기와 부···. 남들은 왜 마음껏 누리지 않느냐고 하는데 전 조금 달랐어요. 그런 것들이 나를 흐리게 하고 탁하게 만들 것 같아 불안했죠. 사람 사이에 높고 낮음이 있을 수 있나요? 배경이 바뀌었다고 저 자신이 달라지나요? 과거에 못 가져봤기 때문에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경계했고요."

최다니엘은 그러면서 고등학교 2학년 때 길거리에서 우연히 받아든 전단지 얘기를 했다. 거기에는 `스타를 만들어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대학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돈을 벌어야지 하던 때였다. 사실 꿈, 인기보다는 돈이 궁해서 택한 길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당시 허황한 꿈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졌어요. 5년여 무명생활을 하는 동안 오디션만 100차례도 넘게 떨어졌는걸요. 그래서 제가 인생에 해답을, 틀을, 한계를 정해놓지 않고 사는지도 몰라요. 안개 자욱한 숲을 떠올려보세요. 안개 때문에 잘은 안 보여도 숲은 분명히 있듯이 배우로의 제 꿈도 마찬가지였어요. 막연하지만 확실한···."

최다니엘은 16일 개봉한 새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에서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로 스펙은 `위너`지만 연애에는 영 소질이 없는 `루저` 상용 역을 맡아 배우로 새 얼굴을 드러냈다.

배우는 가수와 달라 연기에 인생이 묻어나게 마련이다. 간접경험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부족함 없이 곱게만 자란 이력이 배우인생에 오히려 해악이 되는 건 그래서다.

직접 마주한 최다니엘의 얼굴에선 다양한 분위기가 읽혔다. 밝고 쾌활하지만 진중하고, 평범한 듯하지만 남과 다른 4차원적인 면도 지닌... 배우 최다니엘의 더 큰 성장을 직감하게 된 이유다.
 
▲ 최다니엘(사진=김용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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