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악녀 역할, 이 악물고 연기해요"

  • 등록 2009-11-10 오후 3:53:04

    수정 2009-11-10 오후 4:39:38

▲ 이소연

[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 "에너지를 많이 쏟아야해서 가끔 어지럽고 힘들어요. 쉴틈 없이 몰아치는 대사에 NG도 많이 나구요. 그야말로 '이 악물고' 연기하고 있죠"(웃음)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극본 김순옥 연출 손정현)의 주아란 역으로 완벽한 악역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탤런트 이소연이 작품 중반부를 넘어선 소감을 밝혔다.

10일 오후 경기도 일산 SBS제작센터에서 만난 이소연은 "극중 아란이가 흥분해서 언성을 높이거나 빠르게 말을 쏟아내는 장면이 많아 호흡도 가쁘고 힘이 많이 든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무조건 못된 짓을 하는 캐릭터가 아닌 이해할 수 있는 역할을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모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 결혼, 남편을 궁지에 빠뜨리지만 외모를 바꾸고 나타난 남편의 또다른 복수에 맞닥뜨리게 되는 주아란 역으로 분한 이소연은 이번 역할을 통해 처음으로 악역 연기에 도전했다.

이 역할을 통해 이소연은 오직 복수만을 꿈꾸며 사는 여성의 캐릭터를 때로는 잔인하면서도 불안한 내면을 지닌 존재로 비교적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래 스스로에게 '독한 면'이 있는지를 물으니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내게도 독한 면이 있음을 알게 됐다"며 "특히 연기자 일을 하면서 참 힘든 때도 많았는데 그런 걸 겪어내면서 하는 나를 볼 때 독한 부분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숨돌릴 틈 없이 이어지는 드라마 촬영 스케줄이 결코 녹록지는 않다.

이소연은 "드라마 진행 자체가 빨라 대사도 다른 작품에 비해 월등히 많고 촬영 분량도 많은 편"이라며 "많은 대사를 빨리 말해야 하는데 발음이 종종 꼬이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전했다.

또, "얼마 전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찍는 장면이 있어 무려 보름이나 밥을 제대로 못 먹은 것도 힘들었던 부분 중 하나"라며 웃음지었다.

그럼에도 연기를 통해 느끼는 '악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이소연은 "극중 주아란은 너무 불쌍한 인생만을 살아온 아이이기 때문에 새 삶이 주어졌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든다"며 "앞으로 이 여성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진심어린 반성도 담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연기하면서 점점 커진다"고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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