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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막돼먹은 영애씨’가 계몽적이라고요? 그냥 우리 현실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죠.”
개그우먼 김현숙이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tvN '막돼먹은 영애씨'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드라마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지난 2007년 시즌1으로 시작한 ‘막돼먹은 영애씨’는 ‘골드미스’를 넘어 ‘골병든 미스’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그려내 30~40대 여성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기존 드라마에서는 ‘골드 미스’의 우아함과 세련됨이 부각됐지만 이는 재력있는 극소수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 소시민들에게는 ‘판타지’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저렴한’ 외모의 서른살 넘은 노처녀가 얼마나 치열하게 사회 생활을 하는지를 적나라하게 그려 낸 ‘막돼먹은 영애씨’. 그래서 극중 ‘영애씨’ 김현숙은 남성 우월적인 사회의 부조리함을 폭로하는 페미니스트로까지 칭송 받았다.
“극중 영애씨를 통해 여성들에게 희망을 드린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 본적이 없어요. 직장 여성들이 겪고 있는 삶의 불이익을 대변하는 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구요. 다만 우리에게도 ‘영애’씨 같은 현실을 살고 있는 직장 여성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을 뿐이죠.”
김현숙이 ‘영애씨’로 산지도 올해로 2년째. 시즌1에서 오는 9월 첫 방송될 시즌4까지 극중 캐릭터로 살면서 이제 반은 ‘영애씨’가 됐다. 이젠 편안하기도 하고 본인과 ‘영애씨’의 경계선을 가끔 잃기도 한다는 게 김현숙의 설명이다.
김현숙은 완벽한 ‘영애씨’가 되기 위해 자신을 버렸다. 극중 리얼한 격투신을 위해 간판도 ‘손수’ 부수고 술 먹고 주정을 부리며 노상방뇨도 하는 등 철저하게 망가졌다. 심지어 새롭게 시작하는 시즌4에서는 다이어트를 하려고 약을 잘못 먹었다가 괄약근에 이상이 생겨 ‘기저귀’를 차고 나오기까지 한다. 여자 배우로서는 정말이지 ‘막장’ 캐릭터다.
“워낙 제작진들이 리얼한 것을 원하다보니 몸이 제일 많이 고돼요. 며칠 전에는 중학생 3명과 실제로 싸움을 하는 장면을 찍었는데 힘들어 죽겠더라고요. 근육통에 걸려 아직도 담이 저리다니까요. 이번 시즌4에서는 처음부터 기저귀를 차고 촬영을 시작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세질지 벌써부터 걱정돼요.”(웃음)
‘영애씨’는 어찌보면 ‘엽기’로 점철된 캐릭터지만 드라마에 대한 김현숙의 애정은 대단하다.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시즌4까지 이 ‘드센’ 드라마에 출연을 감행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김현숙의 연기 열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영애씨’에서 머무르지 않고 더 새로운 것들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그녀의 눈빛은 생기로 가득찼다.
“이번 시즌4를 마치면 소극장에서 연극을 하고 싶어요. 원래 연극 배우 출신이기도 하지만 그 때 그 초심의 연기 열정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고요. 이대로 안주하면 나르시시즘에 빠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KBS 2TV ‘개그콘서트’의 ‘출산드라’에서 ‘막돼먹은 영애씨’까지, 독특한 캐릭터의 극을 가뿐히 소화했던 김현숙이 앞으로는 어떤 배역으로 팬들 앞에 설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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