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한국시리즈 2연패 화두 '영웅 없는,지지 않는 야구'

  • 등록 2008-10-31 오후 10:00:22

    수정 2008-10-31 오후 11:30:42

▲ SK가 3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08 삼성PAVV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을 2대 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잠실=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김성근 SK 감독은 지난 29일 두산과 한국시리즈 3차전을 승리한 뒤 “SK다운 야구를 했다”며 기뻐했다.

경기 상황은 절대 웃음이 나올 수 없었다. SK는 이날 3-2로 한점차 승리를 거뒀을 뿐이다. 3-2서 맞은 8회 무사 1루, 9회 1사 만루라는 고빗길을 넘고 넘어 겨우 겨우 얻은 1승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의 말은 진심이었다. 2008시즌 ‘SK 야구’는 이 경기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우선 특출한 영웅을 찾을 수 없는 경기였다.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올린 최정이 경기 MVP에 선정됐지만 그는 이날 그 한방이 전부였다. 본디 ‘영웅’이라 함은 홀로 적진을 누비며 완승을 이끌 때 붙여주는 칭호다.

최정은 꼭 필요할 때 꼭 필요한 한방을 쳤을 뿐이다. 최정의 힘만으로 이긴 경기는 절대 아니었다.

그저 조금씩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한 선수들이 하나 하나 힘을 모아 거둔 승리였다. 1,2차전서 내리 홈런을 치고도 좌완 이혜천이 선발로 나서자 벤치에 앉게 된 김재현은 자신을 대신해 출장하는 새카만 후배 이재원에게 아낌없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했다.

수비가 빼어난 편이 아님에도 9회말 1사 만루서 김현수의 타구를 병살타로 엮어낸 2루수 정근우, 시즌 내내 불펜과 마운드를 오간 정우람

SK는 그렇게 1년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4번타자와 주전 2루수가 부상으로 빠지고 외국인 선수는 늘 한자리가 구멍이 나 있었다.

이진영은 난생 처음 1루수 자리를 맡아야 했지만 군말 없이 그 자리를 지켰다. 어색한 수비 탓에 훈련량이 두배로 늘었지만 불만은 잠시 가슴 속에 묻어두고 한 해를 보냈다. 그들은 그렇게 자신이 갖고 있는 힘을 나눌줄 아는 지혜로 역경을 헤쳐나갔다.

지지 않는 야구 역시 SK의 힘이었다. 상대를 압도할만한 전력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126경기 페넌트레이스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팀으로 등극했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주루 플레이와 한 베이스를 틀어막는 야구는 SK를 결코 쉽게지지 않는 팀으로 바꿔 놓았다.

31일 한국시리즈 6차전서 8회말 무사 1,2루 위기를 중견수 조동화와 좌익수 박재상의 호수비로 넘겨내는 모습이 바로 SK의 진짜 힘이다.


SK는 9월들어 치른 17경기 중 절반이 넘는 9경기서 상대팀과 같거나 혹은 적은 안타를 쳤다. 그러나 그 중 6경기나 이겼다. 한국시리즈서도 3차전과 5차전서 두산보다 적은 안타를 쳤지만 승리 팀은 SK였다.

불펜의 힘도 지난해에 미치지 못했지만 SK는 여전히 앞선 투수가 남겨놓은 주자의 득점을 가장 적게 허용하는 팀이다.

SK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5차전서도 2-0으로 앞선 9회말 무사 만루 위기를 실점 없이 넘기며 승리를 차지했다. SK는 그렇게 2008년을 승리의 해로 장식했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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