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아 "적당한 시기, 자연스런 변화들에 감사"(인터뷰①)

  • 등록 2010-01-14 오전 7:38:35

    수정 2010-01-14 오후 4:21:57

▲ 송윤아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송윤아(37)는 '때'와 '변화'를 이야기했다. 적당한 시기, 자연스런 변화들에 감사하다며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 우여곡절 끝에 짝을 만나 늦지도 빠르지도 않은 시기에 아기를 가졌다. 그리고 오는 8월이면 그토록 바라던 엄마가 된다.

여자의 일생은 복잡한 듯 하면서도 의외로 단순해 누구나 엇비슷한 시기, 같은 크기의 성장통을 겪는다. 초경을 할 때, 결혼해서, 그리고 아기를 낳은 직후가 그렇다. 여자는 그 시기 훌쩍 키가 큰다.

송윤아는 그런 점에서 지난 2009년에 큰 의미를 뒀다.

배우로서도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지금은 남편이 된 설경구와 비밀연애를 하며 원제가 '세이빙 마이 와이프(Saving My Wife)'였던 영화 '시크릿'을 촬영했고, 지난 해 5월 결혼 이후에는 엄마와 딸의 사랑을 그린 영화 '웨딩드레스'를 첫 작품으로 택했다.

지난해 12월 선보여진 '시크릿'이 아내와 엄마 사이 배우 송윤아의 변신을 담은 예고편이라면 오는 14일 개봉하는 '웨딩드레스'는 송윤아가 데뷔 후 처음으로 엄마 역에 도전하는 본편이다.

'웨딩드레스'는 제작비 10억 원 남짓의 작은 영화. 톱스타 송윤아에겐 그것 또한 첫 경험이었다. 하지만 가진 것이 많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니듯 송윤아는 부족한 가운데서도 무한한 행복을 느끼는 묘한 경험을 했다.

영화 '웨딩드레스'의 메이킹필름 마지막 부분에는 송윤아가 감정에 복받쳐 흐느껴 우는 장면이 나온다. 시한부 인생을 사는 엄마와 딸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별 여행. 영화의 마지막 촬영이 있던 날, 감독의 '오케이' 사인과 함께 송윤아는 굵은 눈물을 뚝뚝 떨궜다. 그리고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흐느껴 울었다.

"'웨딩드레스'처럼 작은 영화는 처음이었어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배우와 스태프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영화를 위해 땀을 흘리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감동적이고 예쁘던 지요. 스태프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꼭 안아주고 싶은 심정이었죠."

올해로 데뷔 16년차에 접어든 송윤아는 '웨딩드레스'를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새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주연배우들이 성적표처럼 받게 되는 영화 리뷰도 호평 일색이다.

송윤아는 "기자들의 리뷰가 이렇게 좋았던 적이 없다"면서도 "보다 많은 분들이 영화의 진가를 알아줘야 할 텐데 말이죠"라며 우려했다.
 
▲ 송윤아



영화는 죽음을 앞두고 있는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고운(송윤아 분)이 홀로 세상에 남겨질 어린 딸 소라(김양기 분)와 이별을 준비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세상에 '모성' 그리고 '죽음' 보다 분명한 사랑과 이별은 단언컨대 없다. 영화는 그 진한 사랑과 가슴 아픈 이별 사이를 오가며 눈물샘을 자극한다. 배우도 울고, 관객도 운다. 울 수밖에 없는 영화다. 하지만 적어도 억지 눈물을 강요하진 않는다. 바로 여기에 '웨딩드레스'의 다름이 숨어있다.

송윤아가 더없이 초라한 규모의 영화 '웨딩드레스'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착을 갖는 건 바로 그래서다.

"시나리오 상엔 우는 장면이 단 한 신도 없었어요. 울지 않아야 했는데 촬영 전부터 자신이 없더니 결국 눈물을 쏟았죠. 지금도 내 연기가 옳았는지는 판단이 어려워요. 그냥 본능에서 우러나는 감정 그대로를 담자 했죠. 영화에 대한 평이 좋은 건 그러한 진정성이 통했기 때문 아닐까요? 신파지만 더없이 밝고 사랑스러운 영화, '웨딩드레스'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영화에서 엄마 송윤아의 모습은 다소 낯설다. 앞서 SBS 드라마 '온에어'에서도 엄마였지만 당시는 무늬만 같았을 뿐 엄마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가 본격적으로 모성을 연기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 송윤아는 가족들의 악평과 호평을 곁들이며 "실제 나이에 맞는 캐릭터의 변화가 감사하다"고 했다.

"예고편을 본 아버지가 그러시데요. '우리 윤아가 아직 엄마를 하기엔 이르구나'라구요. 가슴이 싸했죠. 그런데 어머니는 또 다르셨나봐요. 이건 처음 밝히는 얘긴데요. 영화 VIP 시사가 끝나고 배우 최지우씨에게 전화를 해 '영화 어땠냐'고 물으니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들 얘기를 하더라구요. 영화 상영 내내 큰소리로 계속 울어 영화에 집중을 못했다면서요. 그런데 그 분들이 바로 제 어머니 일행이셨거든요. (최)지우는 지금도 몰라요. 제가 얘기를 안했거든요(웃음)"

영화 '스크릿' 개봉 전 취재차 만난 후 불과 한 달여 만에도 그녀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임신 초기 거친 피부하며 보기 좋게 오른 살 등이 변화를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선물로 건넨 태교 CD에는 "사야지 하면서 일이 바빠 못 샀는데…. 어떻게, 너무 좋아. 감사해요"라며 다분히 아줌마스럽게 좋은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16년 전 뜻하지 않게 '대학생 송윤아'로 연예계에 입문한 얘기부터 곧 태어날 아기, 그리고 자신의 부모에 대한 이야기까지 인터뷰라기 보단 수다에 가까운 대화가 한참을 이어졌다. 그 모습에서 '웨딩드레스' 이후 '진짜 엄마'가 되어 돌아올 송윤아의 원숙한 변신을 직감했다면 성급한 예단일까?

(사진=한대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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