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구의 PD열전]일본서 표절? '해피투게더 프렌즈' 윤현준 PD

  • 등록 2007-07-30 오전 8:28:21

    수정 2007-07-30 오후 12:12:45


▲ 윤현준 PD(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TV에서 새로 등장하는 적잖은 연예, 오락프로그램이 일본 프로그램 표절 의혹을 받는다. 일본 프로그램과 조금만 비슷하면 어김없이 네티즌이 제기한 표절 의혹으로 논란이 된다.

하지만 비슷한 컨셉의 프로그램이 일본보다 앞서 방송된 경우도 있다. 즉 우리가 아닌 일본 방송이 표절의 의심을 받아야 하는 경우다.
 
연예인의 친구 찾기를 내용으로 2005년 5월부터 방송돼 인기를 모았던 KBS 2TV ‘해피투게더 프렌즈’. 비슷한 형태의 일본 후지TV ‘도모다치’와 표절 논란이 있었지만 한국 방송이 2개월여 먼저 방송을 시작했다.
 
바로 ‘해피투게더 프렌즈’를 기획하고 초창기를 이끈 주인공이 윤현준 PD(37)다. 윤현준 PD는 “일본 프로그램은 보지도 않거든요. 그런데 주위 사람들로부터 내가 연출한 프로그램을 일본 방송에서 베꼈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던데요”라고 말했다.

◇‘프렌즈’의 +α는 일반인

“예능프로그램은 기본적인 재미에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플러스 알파를 일반인으로 선택했죠.”

‘해피투게더 프렌즈’에는 게스트 연예인 2명의 친구를 비롯해 매 회 50명의 일반인이 출연했다. 가요 프로그램이나 퀴즈 프로그램에도 일반인들이 출연하지만 방송능력이 검증되지 않고 ‘끼’도 부족한 일반인 50명을 모아놓고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현준 PD는 일반인 출연자가 연출에 따라 신선하고 무궁무진한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위험한 시도’를 했다. 하나의 승부수였다.
 
그는 “연예인은 어떻게 웃긴다는 예상을 시청자들이 할 수 있지만 일반인은 그렇지 않거든요. 감정도 진솔하고요. 다만 그들이 방송에 익숙하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흡수될 수 있는 프로그램 틀을 만드는 게 제 역할이었죠”라고 설명했다.

윤현준 PD는 ‘초등학교 동창을 지금 만나면 알아볼 수 있을까?’라는 한 문장의 아이디어로 ‘해피투게더 프렌즈’를 기획했다. 스타와 일반인의 만남이 감동을 줄 수 있지만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와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 ‘옛 친구를 몇 명이나 알아볼지’로 방향을 잡았다.

윤현준 PD는 지난 해 11월 ‘뮤직뱅크’ 연출로 자리를 옮겼다. 한때 20%를 크게 웃도는 시청률로 인기를 끌던 ‘해피투게더 프렌즈’는 6월 8%대의 시청률로 종영됐다. 윤현준 PD는 “인기가 있는 상황에서 프로그램을 종영하지 못하고 시청률이 떨어질 때까지 버텨야 하는 게 예능 PD의 비애”라며 “제가 만든 프로그램이 그렇게 초라하게 퇴장하는 모습을 보니 아쉬웠어요”라며 씁쓸해 했다.
 
▲ 윤현준 PD가 기획한 '해피투게더 프렌즈'(제공=KBS)

◇넥타이 매기 싫어 PD됐다
 
윤현준 PD는 1997년 1월1일 KBS에 입사했다. 그가 방송사에 입사한 이유는 단순하다. 넥타이를 매고 출근하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의 성향과 맞다는 생각도 그가 방송사 PD를 목표로 삼는 데 한 몫 했다.

“입사 초기에 예능과 드라마를 놓고 갈등을 좀 했어요. 그런데 드라마 PD는 예능PD와 비교해 너무 힘들 것 같더라고요. 또 한국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의 목적이라 할 수 있는 웃음과 재미의 가치를 평가절하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가치를 높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요.”

목표를 갖고 예능 PD가 된 만큼 윤현준 PD는 분명한 연출론을 갖고 있다. 시청자의 다양한 입맛을 최대한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연예인들이 출연해 의미없이 수다를 떨고 반복적인 게임만 하는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기 힘들어요. PD가 편집만 하면 되는 프로그램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죠”라고 강조했다.
 
▲ 윤현준 PD가 연출한 '뮤직뱅크'(제공=KBS)



◇‘뮤직뱅크’ 물쇼, 선정성 논란에 당당

윤현준 PD는 지난 해 말부터 가요프로그램 ‘뮤직뱅크’ 연출을 맡고 있다. 윤현준 PD는 ‘조금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 프로그램 연출을 지망했다. 그러나 5% 안팎의 낮은 시청률, 고정적인 프로그램 형식은 그를 자극했다.

“입사 직후 ‘열린 음악회’ 조연출을 1년 했고, ‘뮤직뱅크’ 조연출도 6개월 정도 맡았어요. 그 이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만 맡았는데 ‘뮤직뱅크’에 돌아와 보니 상황이 말이 아니더라고요.”

윤현준 PD는 먼저 진행자들에게 대본을 외운 상태에서 애드리브로 방송을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그 전에는 진행자들이 대본 카드를 들고 읽으며 방송을 진행했다. 카드만 바라보는 모습이 부자연스러웠고, 가요프로그램 진행자는 불과 5분 정도 방송에 나오는데 이 정도의 분량의 대본도 외우지 않고 나서는 것은 것은 성의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윤현준 PD는 다양한 시도를 했다. 4월29일 ‘뮤직뱅크’ 방송에서 ‘물쇼’로 불리며 선정성 논란을 일으켰던 채연과 서인영의 워터스크린 퍼포먼스도 그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한 윤현준 PD의 입장은 당당하다. 선정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저 스스로 민망하다는 생각이 들면 시도도 안해요. 당시 방송도 처음 녹화를 할 때 서인영이 흰 상의를 입고 있었는데 물을 맞은 후 속옷이 비치는 것만으로도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생각으로 다시 녹화를 했거든요. 물론 재녹화에서는 속옷도 비치지 않았고요.”

그는 “여름 특집으로 워터스크린 퍼포먼스를 다시 한번 할 수도 있어요”라며 “‘물쇼’로 논란이 나니까 선배들이 ‘뱀쇼’도 한번 해보라고 농담을 하더라고요”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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