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엄뿔'①]가족의 파노라마와 시대공감 담긴 '웰메이드 홈드라마'

  • 등록 2008-09-27 오후 1:28:25

    수정 2008-09-27 오후 1:50:30

▲ KBS 2TV '엄마가 뿔났다'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KBS 2TV 주말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이하 '엄뿔')가 28일 66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답게 ‘엄뿔’은 종영 한 주를 남겨두고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국민드라마’로서의 인기를 누렸다.

극 초반에는 20%대의 시청률에 그쳤지만 20회 이후 한자(김혜자 분)의 가출이 본격화되며 ‘엄뿔’은 시청률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이후 영수(신은경 분)와 소라(조수민 분)의 갈등, 충복(이순재 분)과 영숙(전양자 분)의 황혼의 로맨스가 추가되며 ‘엄뿔’은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엄뿔’의 높은 시청률은 각 세대의 고민을 아우르는 현실 반영성 덕이 크다는 분석이다. ‘엄뿔’은 중년 주부들의 자아상실, 노년의 성, 최근 늘어나고 있는 재혼 가정의 갈등 등을 비교적 담담한 목소리로 드라마에 담아 시청자들로부터 폭 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드라마 속 한자의 가출은 중년 주부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자식과 남편 그리고 시부모를 보필하며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인생의 절반을 바치는 대다수의 주부들. 김수현 작가는 이런 주부들의 가슴 속 응어리를 가출이라는 에피소드를 통해 일탈의 대리만족을 선사했다. 동시에 엄마들은 물론 자식들, 남편들에게 다시 한번 대한민국 어머니의 현주소를 같이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다.

‘엄뿔’은 충복과 영숙의 로맨스를 통해 그동안 젊은층들이 외면했던 노년의 인생과 성을 과감하게 수면 위로 드러냈다. 충복과 영숙은 서로의 애뜻한 사랑을 통해 삶에 활력을 찾아가며 자신들의 잠재돼 있던 인생에 대한 욕망을 분출시켰다. 물론 젊었을 때보다 인생에 대한 의지와 성에 대한 욕망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겠지만 노인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욕망이 아예 사라지지는 않았다는 점을 현실성있게 조명한 것이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의 인생은 ‘여생’이 아닌 ‘제2의 삶’으로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맞춰 지난 2007년 종영한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도 ‘야동 순재’(이순재 분)와 ‘애교 문희’(나문희 분)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노인의 욕망과 성을 방송으로 끄집어 낸 바 있다.

감수현 작가는 소라와 영수의 갈등을 통해 재혼가정의 현실에도 주목했다. 소라는 처음에는 자신의 생모로부터 아빠(류진 분)를 빼앗은 소라를 강하게 거부하지만, 드라마는 이 문제를 재혼가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아이의 소외감이라는 측면에서 현실감 있게 다뤘다. “엄마와 아빠, 누구나 나 같은 건 관심도 없다”는 소라의 절규는 아이의 소외감을 절절하게 조명했다.
 
더 나아가 김수현은 재혼가정이 갈등으로 점철된 위기의 가족이 아닌 새로운 가족 문화가 될 수 있음을 직시했다. 김수현 작가는 영수와 소라가 집안 내 서열 싸움으로 한 쪽을 굴복시키려는 폭력적인 모습을 버렸다. 서로의 주장을 존중하며 이해와 포용으로 갈등을 해소시키는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 재혼가정에 ‘희망’을 선사하기도 했다.
 
▲ KBS 2TV '엄마가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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