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우의 4언절구] 집으로 간 홍성흔이 기대되는 이유

  • 등록 2007-07-06 오전 11:04:24

    수정 2007-07-06 오전 11:29:29

▲ 두산 홍성흔 [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덕아웃이 썰렁해졌다. 언제나 활기차고 북적여 보이던 그곳이 어쩐지 적막해보이기까지 하다. 평상시와 크게 다를 것 없지만 구멍이 크게 느껴진다.

보는 이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선수들은 "사람 한명 빠졌다고..."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두산 주장 홍성흔(31)의 2군행으로 생긴 덕아웃 풍경이다.

최고참 안경현은 "우리 팀은 언제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최고 무기다. 그 분위기의 절반 이상은 성흔이가 만들어준 것"이라는 말로 그의 존재가치를 설명했다.

홍성흔은 부상 치료를 위해 당분간 운동장보다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 물론 이천 훈련장에서 땀방울을 흘리며 복귀를 준비하겠지만 아무래도 1군에 있을때보다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집'이 주는 의미가 남다른 선수가 바로 홍성흔이기 때문이다.

홍성흔에게 '집'은 휴식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는 '집'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집'에서도 땀을 흘린다. 심지어 그의 전매특허인 '오버'를 준비하기도 한다.

사실 홍성흔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야구 보다 춤이 먼저였다. 대학(경희대) 4학년 시절 모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화려한 춤사위와 멋진 외모로 깜짝 스타가 됐기 때문이다.

그가 야구판에 발을 디딘 후에도 이 사실은 한동안 화제가 됐다. 자연히 홍성흔은 신인시절 "꽤 잘 노는 선수"로 분류됐었다. '나이트 클럽'이나 '유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그였다.

그러나 홍성흔의 춤은 밤문화와는 큰 연관이 없다. 춤을 좋아하지만 실력을 무대에서 갈고 닦을 생각은 없었다. 그의 '춤 선생'은 케이블 TV였고 무대는 집이었다.

홍성흔은 "춤이 좋았지만 밖으로 돌긴 싫어 집에서 혼자 연습했다. 뮤직 비디오를 보며 가수들의 춤을 따라하며 기술을 연마했다. 좀 이상해 보였겠지만 난 그게 더 좋았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결혼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넘치는 끼는 운동장에서만 발산하는 것이 전부다. 그의 부부 싸움 스토리만 봐도 정확히 알 수 있다.

잉꼬부부로 소문난 홍성흔-김정임 커플. 시즌이 끝난 뒤 친한 부부들과 저녁 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술도 한잔씩 하면서 분위기가 이어졌고 노래방까지 가게 됐다.

시간이 조금 길어지자 홍성흔이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다음날 훈련하는데 지장이 생긴다는 것이었다. 김정임씨는 애써 외면했다. 모처럼의 기회였고 비시즌인 만큼 융통성이 있을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홍성흔은 단호했다. 몇차례 사인이 통하지 않자 아예 그 자리에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춤과 노래가 있는 곳에서 잠든 홍성흔, 쉽게 상상이 안되지만 결국 결혼 후 가장 큰 부부싸움으로 이어졌을 만큼 분명한 실제 상황이었다.

홍성흔은 또 틈이 날때마다 참선과 108배로 마음을 다스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물론 대부분 집에서 이뤄진다.

아직 홍성흔이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4년만의 재충전 시간은 헛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그 사이 집에서 새로운 '오버'를 준비해 더욱 씩씩한 두산 덕아웃을 만들어줄런지도 모른다.

홈 스위트 홈
서태지도 울고갔던
화려했던 춤사위는
젊은청년 땀내나는
골방에서 탄생했네

동료들의 기살려준
전매특허 '오버'더턱(뾰족한 그의 턱에 빗댄 별명)
맘다스릴 공간되준
집이있어 가능했네

잠시떠난 그라운드
적막감이 감돌지만
충전기만 파래지면
원조오버 보여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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