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 756호 대기록 달성...화려함 속에 남겨진 한가지 아쉬움

  • 등록 2007-08-08 오후 3:19:27

    수정 2007-08-08 오후 3:54:24

▲ 8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배리 본즈가 홈구장 팬들에게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딱 한가지만 빼곤 모든 것이 완벽했다.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31년 묵은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홈런 기록을 갈아치운 순간 말이다.

본즈는 8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AT&T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서 대망의 756번째 홈런을 쏘아올렸다. 1986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데뷔한지 22년만에 행크 아론의 대기록을 바꿔놓았다.

타격폼부터 완벽했다. 5회말 3번째 타석에 들어선 본즈는 워싱턴 선발 마이크 배식과 2-3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를 펼쳤다. 배식은 6번째 공까지 내리 바깥쪽으로 승부를 걸었다. 큰 것은 맞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배합이었다.

그리고 역사적인 7구째. 역시 바깥쪽이었다. 그러나 이미 본즈의 계산 속에 있는 승부였다. 본즈는 기다렸다는 듯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순식간에 우측 담장 너머 관중석으로 사라졌다.

왼다리로 힘을 모았다가 오른 다리로 중심이동을 한 뒤 힘껏 허리회전을 하며 때려내는 스윙은 어떤 예술작품보다 유려하고 아름다웠으며 단점을 찾을 수 없이 완벽했다.

이후 상황도 그랬다. 아마도 본즈가 매일밤 꿈에 그리던 그런 순간이었을 것이다. 구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은 본즈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모든 베이스를 돌아 홈을 밟자 학교도 빼먹고 배트 보이로 나선 아들 니콜라이가 가장 먼저 달려와 그를 반겼고 아버지 바비 본즈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대부 윌리 메이스도 뜨거운 포옹으로 축하를 보내줬다.

샌프란시스코 동료들과의 세리머니가 끝났을 즈음엔 행크 아론의 영상 메시지가 전광판을 통해 소개됐다. 아론은 그동안 본즈의 홈런 기록에 무관심으로 일관해왔다. 고령을 이유로 이날 구장을 찾지도 않았다. 그러나 영상메시지를 통해서 축하의 뜻을 전하는 것 까지 거부하진 않았고 본즈 역시 감사의 뜻을 보냈다.

본즈의 답사가 이어졌다. 본즈는 팬과 동료 그리고 가족과 상대팀 선수들에까지 친절하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마지막 인사는 고인이 된 아버지에게 바쳤다. 자신을 위해 헌신했던 아버지가 있는 하늘을 가리키며 "나의 모든 것"이라고 울부짖는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러나 약물 의혹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기쁨에 겨워해도 모자란 시간이었음은 분명하다. 그 순간 자신의 아픈 부분을 이야기하고 또 사과까지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전 인터뷰에서도 그는 약물 의혹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시원한 답변을 하지 않아 왔다는 점이다.

"금지 약물을 쓴 것은 사실이지만 그런 약인지 알지 못했다"는 것이 그동안 해명의 전부였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본즈는 금지 약물 복용 의혹을 사고 있으며 연방대배심으로부터는 청문회 증언 내용과 관련해 위증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형이 확정되기 전까진 무죄추심이 원칙이라지만 그의 홈런 기록을 맘 놓고 반길수 만은 없는 이유다. 만약 유죄가 확정되면 본즈의 2000년 이후(약물 복용을 의심받게 된 기간) 기록은 무효처리가 될 수도 있다.

신기록의 순간은 황홀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 기록의 뒷편엔 아직 풀리지 않은 매듭이 남아 있다. 야구에서 나온 대기록이 법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아픈 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본즈는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팬들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가 팬들에게 준 기쁨이 너무도 컸기에 더욱 그렇다.


▶ 관련기사 ◀
☞비운의 본즈, 통산 755호 홈런 기록...행크 아론과 최다 홈런 타이
☞[한들의 친구, 야구] MLB 실릭 커미셔너의 장고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처참한 사고 현장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